중국산 상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에 6일 중국 증시가 블랙먼데이를 연출했다. 미⋅중 무역협상 타결로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걷힐 것이라는 기대가 트럼프의 발언에 순식간에 약화된 탓이다.
중국 노동절 연휴(1~4일)가 끝난 후 처음 개장한 이날 중국 증시는 5~7% 급락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5.58% 하락한 2906.46에 마감했다. 선전성분지수와 창업판지수는 각각 7.56%와 7.94% 떨어졌다.
지난달 19일 3270.80까지 올라 올해 최고점을 찍었던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장중 6.6% 떨어진 2876까지 내려가 3000선에 이어 2900선까지 내줬지만 막판에 반등되면서 2900선을 지켰다.
이날 상하이증권거래소에서 장 마감 한시간 정도를 앞두고 대형 우량주인 중국석유에 막판 거래가 크게 일어나면서 3.5%이상 떨어진 주가를 일시적으로 상승 반전시켰다. 중국석유는 이날 0.94% 하락한 7.34위안에 마감했지만 이 시점에 중국 증시에서 하한가 종목이 크게 늘어 1000여개로 늘어났다.
중국 인민은행이 이례적으로 증시 개장전 중소은행의 지준율을 사실상 2%포인트 이상 인하하는 조치를 취하고, 오전에 민간매체 차이신(財新)이 발표한 4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4.5%로 2012년 6월 이후 두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투자심리 악화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중국 증시의 최근 상승세를 떠받쳐온 외자가 이날 하루 후강퉁(滬港通⋅상하이와 홍콩 증시 교차매매)과 선강퉁(深港通⋅선전과 홍콩 증시 교차매매)을 통해 51억위안(약 8670억원)이상 빠져 나갔다. 장 초반에는 82억위안(약 1조 3940억원)이 빠졌지만 오후 들어 유출 규모가 줄었다.
오는 8일로 예정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의 성사 자체가 금융시장의 불안을 진정시킬 지, 부추길지를 좌우하는 주요인이 될 전망이다.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당초 예상과 달리 워싱턴행(行)을 취소할 경우 타결 임박 기대가 컸던 미⋅중 무역협상의 불확실성이 고조될 전망이다.
하지만 중국 외교부는 장마감후 이뤄진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대표단이 협상을 위해 미국에 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혀 판을 깨고 싶지 않은 중국 당국의 의중을 보여줬다.
미⋅중 무역협상 타결이 안갯속으로 빠져드는 것은 지난 4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미⋅북 정상회담 전망에 불확실성이 더해지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어서 중국은 물론 세계 경제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지난해 9월 미국이 2000억달러(약 234조원)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한 10% 관세를 오는 10일 25%로 인상하고 다른 상품에도 관세를 추가로 매기겠다는 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