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북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에 짧지만 강렬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미국 언론들이 평가했다.

이번 회담에서 별다른 결과물을 도출하진 않았지만 푸틴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 협상에서 영향력을 갖게 됐다는 점을, 김 위원장은 외교적으로 고립되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미국에 명확하게 전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가운데)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현지 시각)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교에 마련된 북러 정상회담장에 도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악수하며 웃고 있다.

25일(현지 시각) 미국 NBC뉴스는 김 위원장이 러·북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과의 대화만이 유일한 기회가 아니다’라는 엄중한 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김 위원장은 이번 기회를 통해 ‘협상을 위한 더 좋은 선택을 찾아나설 수 있다’는 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것이라고 NBC는 로버트 켈리 부산대 교수의 분석을 전했다.

폭스뉴스는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 모두 이번 회담을 통해 각자에 필요한 목표를 달성했다고 분석했다. 폭스뉴스는 빌 리처드슨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를 인용, "이번 북러 회담에서 실질적인 성과는 없었지만 푸틴과 김정은은 상징적인 성과를 챙겼다"고 전했다.

리처드슨 전 대사는 "푸틴 대통령은 국제 무대에서 여전히 중요한 존재라는 점을 각인 시켰고, 김 위원장은 외교적으로 고립되지 않았다는 점을 전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WP는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된 지 두 달 만에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남을 가짐으로써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 만족하지 않으면 언제든 러시아와 국제적 대화를 되살릴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했다.

CBS는 김 위원장이 미·북간 대화 교착으로 좌절하고 있을 때 푸틴 대통령이 해당 지역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미국과의 외교를 부활시킬 지렛대를 얻게된 셈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