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사회생물학

방탄소년단의 뮤직비디오 ‘작은 것들을 위한 시’가 기네스 세계 기록을 셋이나 갈아치웠다. 지난 12일 유튜브에 공개하자마자 조회 수가 7460만건에 달하며 ’24시간 동안 가장 많이 본 유튜브 비디오' ’24시간 동안 가장 많이 본 유튜브 뮤직비디오' ‘K팝 그룹 중 24시간 동안 가장 많이 본 유튜브 비디오’로 등극했다.

2013년 6월 13일 SM, YG, JYP 같은 거대 엔터테인먼트 회사도 아닌 빅히트엔터테인먼트라는 작은 회사가 배출한 방탄소년단은 이름마저 촌스러운 '흙수저 아이돌'이었다. 하지만 2017년 '빌보드 뮤직 어워드 소셜 아티스트' 수상을 시작으로 최근 빌보드 78년 역사에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빌보드 차트 200' 1위에 올랐다.

이런 방탄소년단의 성공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뭐니 뭐니 해도 우선 실력이다. K팝 특유의 '칼군무'에 글로벌 트렌드의 음악을 세련되게 버무려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여기에 유튜브를 비롯한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전략이 주효했다.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팬덤 아미(Army)는 단순히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따라 부르는 수준을 넘어 제가끔 콘텐츠를 재생산해 열렬히 알리고 있다.

성균관대 최재붕 교수는 근저 ‘포노 사피엔스’에서 글로벌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바로 팬덤과 유튜브라고 지적했다. 2005년 바로 오늘 유튜브 공동 설립자 자베드 카림(Jawed Karim)이 ‘동물원의 나(Me at the zoo)’라는 비디오를 올리면서 동영상 공유 문화가 시작되었다. 코끼리 코가 정말 멋지다고 얘기하는 겨우 19초짜리 이 동영상에는 지금까지 댓글이 무려 220만건 달렸다. 유튜브는 이제 매달 18억명이 들락거리는 거대 소셜 플랫폼이다. 자연계에서 가장 시각적 동물인 인간 세상에서 유튜브와 방탄소년단의 성공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