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퓰리처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성관계 입막음 시도와 재산형성 과정을 파헤친 보도의 공로를 인정했다. 지난해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간 내통 의혹 보도가 퓰리처상을 수상한 데 이어 올해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사가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미국에서 발생한 두 차례 대형 총기난사 보도도 수상의 영예를 안았으며, 국제 부문에서는 로힝야 학살 취재와 예멘 내전도 공로를 인정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4월 15일 백악관 정원에서 이동하고 있는 모습.

15일(현지 시각) 퓰리처상 이사회는 국내보도 부문에 월스트리트저널(WSJ)의 트럼프 대통령 성관계 입막음 시도 보도를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이 트럼프 대통령과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한 전직 포르노 배우 스테파니 클리퍼드에게 대선 직전 ‘입막음용 돈’을 지급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이 보도를 계기로 코언은 검찰에 기소돼 유죄를 인정받았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가 세상에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산형성 과정을 파헤친 보도는 해설보도 부문을 수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10월 트럼프 대통령이 자수성가형 부자로 알려진 바와 달리 부친으로부터 4000억원 이상의 재산을 물려받아 사업을 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물려받은 재산 상당 부분이 명백한 사기를 포함한 탈세를 통한 것이라고 공개되면서 논란이 됐다.

퓰리처 위원회는 지난해에도 국내보도 부문에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 내통 의혹을 다룬 ‘러시아 스캔들’ 보도를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과 얽힌 사건을 주목한 바 있다. 당시 NYT와 워싱턴포스트(WP)가 공동 수상했다. 지난달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증거 불충분으로 마무리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NYT와 WP의 퓰리처상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플로리다 총기난사 참사를 보도한 사우스 플로리다 선 센티널 기자들이 수상 소식에 편집국에서 서로를 끌어 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특히 올해 퓰리처상은 총기난사 참사를 신속하고 끈기있게 보도한 지역 언론의 공로를 인정했다. 지난해 2월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의 한 고교에서 발생한 총기난사를 보도한 지역 언론 사우스 플로리다 선 센티널은 공공서비스 부문을 수상했다. 지난해 10월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유대교 회당에서 11명이 희생된 총기난사 사건을 보도한 피츠버그 포스트 가제트는 긴급뉴스 부문 퓰리처상을 받았다.

국제보도 부문에서는 미얀마 군부에 의한 로힝야족 학살을 폭로한 로이터통신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로힝야 사태를 취재한 론(32), 초 소에 우(28) 기자는 취재 과정에서 로힝야족 관련 정부 기밀문서를 부정하게 입수한 공직 비밀법 위반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지난해 타임이 선정한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

예멘 내전으로 인해 빈곤에 내몰린 난민들의 삶을 보도한 AP통신 기사도 국제보도 부문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김경훈 로이터통신 사진기자가 촬영한 미국 국경에서 이민자들이 최루탄을 피해 달아나는 모습.

미국 국경을 넘는 중미 이민자 행렬을 찍은 로이터의 보도사진 시리즈 ‘미국을 향한 이민자 발자취’는 보도사진 부문을 수상했다. 수상작 중에는 한국인 김경훈 로이터통신 사진기자가 촬영한 사진도 포함됐다. 김 기자는 미국 샌디에이고 국경 지역에서 이민자들이 미 당국이 쏜 최루탄을 피해 도망가는 모습을 담았다.

퓰리처상은 미국 언론계 최고 권위의 상으로 언론 분야에서 보도, 사진, 비평, 코멘터리 등 14개 부문, 예술 분야에서 픽션, 드라마, 음악 등 7개 부문에서 수상자를 선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