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韓,사드보복 같은 두려움...타 미국 동맹국과 달리 화웨이 5G 장비 규제 안해"

한국이 세계 처음 5G(세대)이동통신 상용화를 시작한데 대해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한국은 호주 뉴질랜드 등 미국의 다른 동맹국들과 달리 차세대 통신망 구축에 화웨이가 참여하는 것을 제한하지 않았다"며 "K팝스타와 함께 화웨이가 한국이 글로벌 5G 경쟁에서 승리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5일 보도했다. K팝스타 덕분이라는 건 한국의 3대 통신사들이 3일 밤 11시 5G 서비스를 개통하면서 그룹 엑소와 김연아 등 일부 스타들을 고객으로 잡은 것을 두고 하는 얘기다.

한국의 3대 이동통신사중 규모가 가장 작은 LG유플러스가 화웨이의 5G장비를 채택했고, SK텔레콤과 KT는 삼성전자 에릭스 노키아의 장비를 우선 구매했다고 SCMP는 전했다.

SCMP는 "한국의 중국 교역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미국의 안보동맹으로 2만 85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지만 중국은 한국 수출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교역 파트너라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은 집에서 영화관을 간 것 같은 느낌을 느낄 수 있는 5G 특화 미디어 콘텐츠를 선보였다.

SCMP는 한국의 기술 산업 전문가 조무현씨를 인용해 "한국은 화웨이를 배제했을 경우 중국이 취할 경제 처벌 리스크를 피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조 씨는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보복에 대한 기억이 여전하다"며 "중국과의 어떤 분쟁도 한국이 감당할 수 없는 경제보복으로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쉬즈쥔(徐直軍) 화웨이 순환 회장은 앞서 지난 2월 파이낸셜타임스(FT)등 6개 영국 매체들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세계 5G시장을 3개 그룹으로 나누고 수요가 비교적 큰 시장으로 중국 일본 한국 걸프국가를 꼽았다. 쉬 순환회장은 향후 수년간 5G 매출은 주로 이 첫번째 그룹에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 창업자인 런정페이(任正非)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달 29일 조선일보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이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한데 대해 "한국 고객들의 화웨이에 대한 신뢰에 감사드린다"며 "한국과 함께 5G 오픈 랩(서비스 개발 센터)을 구축하고 중소기업 혁신과 인재 육성에도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서비스·사업 발전 상황에 맞춰 한국에 R&D 센터를 설립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무선통신산업협회(CITA)가 지난 2일 발표한 어낼리시스 메이슨의 보고서 ‘5G 글로벌 경쟁’에 따르면 한국은 5G 준비 지수에서 42를 기록해 중국(45) 다음으로 2위에 올랐다. 3위는 39를 기록한 미국이고 일본(36)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