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본토 연안 경비를 책임지는 해안경비대 소속 경비함을 한반도 근해에 배치해 북한의 해상 불법 환적 단속에 나선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미 인도·태평양 사령부는 19일(현지 시각) 미 해안경비대 소속 경비함 버솔프(Bertholf)가 동중국해(east china sea)에서 북한의 해상 불법 환적 등을 감시하기 위해 일본 사세보항에 지난 3일 도착했다고 밝혔다. 사세보항은 미 7함대 기지가 있는 곳이다.

버솔프함은 지난 1월 20일 모항인 미 캘리포니아 앨러미다 해군기지에서 출발했다. 미 본토를 책임지는 해안경비대 소속 경비함이 태평양을 건너 한반도 주변에 배치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북한의 해상 불법 환적을 철저히 단속하고 경제적 봉쇄를 강화하겠다는 미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조치로 해석된다. 미 해안경비대는 기본적으로 한국의 해양경찰과 같은 역할을 하지만, 육·해·공군·해병대와 함께 군사 조직으로도 분류된다.

인도·태평양 사령부는 이날 "유엔은 북한의 연료와 상품의 해상 불법 환적을 금지하고 있다"며 "버솔프의 순찰 활동은 북한의 해상 대북 제재 회피와 싸우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미국이 기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함정 파견에 대해 "미국의 외교정책과 국가안보 목표를 직접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린다 페이건 해안경비대 태평양담당 부제독은 "해안경비대가 태평양의 카운터 파트너들과 일하게 돼 자랑스럽다"며 "우리는 함께 (해상 순찰) 역량과 안보를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버솔프함은 미 7함대의 지휘하에 불법 환적 단속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해안경비대까지 동원해 북한에 대한 사실상 봉쇄 조치에 나선 것은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조치에 나서도록 압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미국은 제재를 강화하면 더 유리한 상황에서 북한과 비핵화 대화를 할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