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성(性)차별·성폭력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시기에 국립대인 전북대 생활과학대에서 남자 신입생을 대상으로 '미남대회'를 열어 논란이 일고 있다. 전북대 생활과학대는 2019년 신입생 74%가 여학생이다. 여학생 비율이 월등히 높은 곳에서 소수인 남학생을 평가하는 행사를 개최한 것을 두고 '역(逆)성차별'이란 비판이 나온다.

전북대 생활과학대는 지난달 21~23일 전남 화순의 리조트에서 새내기 캠프를 열었다. 캠프에는 생활과학대 학장·부학장과 재학생, 신입생 등 모두 97명이 참석했다. 참석한 신입생 50명 중 37명이 여학생, 13명이 남학생이었다. 미남대회는 22일 오후에 진행됐다. 남자 신입생 13명 중 10명이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가면을 쓰고 음악에 맞춰 춤과 노래를 선보이는 '장기자랑'을 했다. 생활과학대 학생회는 휴대폰 앱으로 '미남' 순위를 실시간으로 매겼다.

이 일은 새내기 캠프에 참여했던 한 학생이 최근 전국 대학생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 게시판에 관련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곧이어 '남자가 많은 공대에서 여자 신입생을 대상으로 미녀대회를 열었다면 전국이 떠들썩했을 것' '미남대회는 미친 남자 뽑는 대회인가?' 등 행사를 비판하는 글 40여 개가 올라왔다.

논란이 일자 전북대 생활과학대 학생회는 "미남대회라는 이름만 보고 얼평(얼굴평가)이다, 성희롱이다 하는 논란이 있지만, 가면을 쓴 채로 진행했기에 얼평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생활대는 남학우가 현저히 적기 때문에 남학우들이 조금이라도 학교생활에 적응하고 친하게 지냈으면 하는 마음에서 행사를 열었다"고 해명했다. 이 같은 학생회 측 해명은 더 큰 반발을 불렀다. 전북대 학생들은 "얼굴평가만 안 하면 되고 나머지 행태는 괜찮다는 거냐"는 등 학생회를 비판했다.

학생들은 리조트로 떠나기 전 성희롱 예방 교육과 강제 술 문화 근절을 위한 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전북대 관계자는 "미남대회는 전북대 생활과학대에서 수년째 열리는 행사로, 그동안 신입생 관문 놀이처럼 여겨졌다"며 "앞으로 더 교육을 강화해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