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이 재조사 중인 김학의(63·사진)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과 관련해 김 전 차관의 부인이 직접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 전 차관의 부인은 15일 오전 기자들에게 A4용지 3장 분량의 입장문을 보내 "모든 것을 꾹 참고 속으로 통곡하며 지내왔다"며 "제가 직접 입장문을 제출하게 된 이유는 완전히 허위의 내용으로 저와 소중한 제 가족을 공격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2013년 당시 별장 성접대 자리에 있었다며 이 사건의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는 A씨는 전날 KBS 뉴스9에 출연해 "동영상 속 남성이 김 전 차관이 맞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전 차관으로부터 수시로 성폭행을 당했고, 김 전 차관 부인이 처음에는 회유하다가 폭언을 했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차관 부인은 "KBS 9시 뉴스에 어느 여성과의 인터뷰 내용은 전혀 사실과 다른 내용임을 밝혀드리며, KBS 측에 늦게나마 저의 입장을 전달해 조치를 기다리고 있다"며 "변호사를 선임해 민·형사상 법적대응을 하겠다"고 했다.

그는 "남편과 관련된 일이 보도되고 난 후 지난 6년간 산 목숨이 아닌 채 지내왔다"며 "침묵 속에서 사는 동안 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없었겠으며, 억울한 게 없었겠느냐"고 했다. 이어 "다만 모든 것을 자신의 부덕의 소치로 여기고 속을 삭이는 제 남편을 보며 괜한 이슈를 만들지 말고 묵묵히 아내로서의 본분에 따라 가족을 소중히 하며 지내라는 주변의 조언에 모든 것을 꾹 참고 속으로 통곡하며 지내왔다"고 했다.

김 전 차관의 부인은 "도대체 왜 이 시점에서 근거 없는 허위사실로 아녀자까지 망신주고 더럽히며 또 한 번 세상을 뒤흔들어 놓고 있는 것이냐"라며 "하루아침에 사람들의 조롱거리가 됐고, 그 모멸감과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했다. 또 "이대로 가만있으면 죽을 것 같다"며 "이번에도 그냥 참고 넘어간다면 세상 모든 사람들은 사실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저는 남편과 상관없이 죽기 전에 가족을 지키고 억울함을 호소하고자 입장을 제출하는 것"이라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인 최순실씨의 추천으로 법무부 차관에 임명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아녀자의 짧은 소견에 박관천이라는 남성의 거짓말을 밝히는 것은 쉬울 것으로 보인다"며 "그 분을 상대로 '어느 최고 경영자 과정을 같이 다녔는지' 여부 및 그 과정의 원우회 명부를 확인만 해도 바로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사료된다"고 했다. 이어 "허위사실을 악의적으로 언론사에 제보한 그 배후가 밝혀지면 바로 법적조치할 예정"이라며 "30년 동안 공직자 아내로 살아온 제가 오죽하면 이런 입장문을 제출하겠느냐. 부디 소중한 가정을 지키려는 저의 간절한 마음을 이해해 달라"고 했다.

대검 진상조사단은 김 전 차관에게 이날 오후 3시에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통보했다. 김 전 차관이 출석할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