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로잔에는 드론이나 위성으로 촬영한 지구 관측 이미지를 인공지능(AI) 기술로 분석해주는 '픽테라'란 회사가 있다. 포도나무가 빼곡하게 심어진 땅에서 어디가 비어 있는지 같은 정보를 컴퓨터의 도움으로 몇 초 만에 찾아낸다. 이 회사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인 프랭크 모자이어〈사진〉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봤다.

―회사를 창업한 배경이 궁금합니다.

"컴퓨터 회사에서 일하다가 누구나 지구 곳곳을 찍은 이미지를 활용해 원하는 정보를 찾도록 해보자는 생각에 2016년 창업했어요. 농부 같은 비(非)컴퓨터 전공자들이 쓸 수 있는 실용적인 AI 도구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AI로 분석하는 과정을 알려주세요.

"건물 수백만 채나 광활한 농경지의 여러 정보를 수집했더라도 무엇이 특이한지, 어떤 변화가 있는지를 찾아내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겠죠? 우리가 개발한 AI 알고리즘은 이미지 속에서 특이점을 발견해내도록 훈련이 돼 있습니다. 무엇을 찾고자 하는지 예시를 몇 개 입력하면 알고리즘이 몇 분 만에 의미 있는 정보를 끄집어 내줍니다. 인간보다 빠르고 효율적이지요."

―농업엔 어떻게 접목되나요.

"이미지 데이터를 분석하면 현재 재배되고 있는 작물에 열매가 몇 개 열렸는지 셀 수 있습니다. 개별 작물의 성장 상태를 파악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 정보를 통해 농부들이 어떤 구역의 작물을 먼저 수확해야 하는지 정하지요. 빅데이터·AI와 결합한 농업은 이미 스위스에선 4차 산업혁명의 '주인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