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2·27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에 대한 선호도 조사에서 당심(黨心)과 민심(民心)의 괴리 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22일 나타났다. 일반 국민 전체 조사에선 오세훈 후보가 황교안 후보를 앞서거나 경합했지만, 한국당 지지층에선 황 후보가 압도적 우세를 보인 것이다.

자유한국당의 2·27 전당대회를 앞두고 22일 오후 경기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수도권·강원 합동연설회에서 당대표에 출마한 오세훈·황교안·김진태(왼쪽부터) 후보가 단상에서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19~21일 전국 성인 남녀 1001명을 상대로 조사해 발표한 한국당 당대표 선거 여론조사에서 '누가 당대표가 되는 것이 가장 좋은가'란 질문에 오세훈 후보가 37%로 선두였고, 황교안 후보가 22%, 김진태 후보가 7%로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한국당 지지층(188명)만 따로 분석한 결과에선 황 후보가 52%로 크게 앞섰고, 오 후보는 24%, 김 후보 15%였다.

지난 15~17일 여론조사 업체 알앤써치의 조사에서도 일반인 전체 선호도에선 황 후보와 오 후보가 각각 22.2%, 20.0%로 경합했지만(김 후보 11.4%), 한국당 지지층의 선호도에선 황 후보 50.6%, 김 후보 18.7%, 오 후보 17.5%였다.

이번 당대표 선거는 대의원·책임당원·일반당원의 모바일·현장 투표를 70%,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30% 반영한다. 한국당 지지층의 후보 선호도는 당대표 선거인단의 표심과 유사하다고 추정할 수 있다. 따라서 여론조사에선 오 후보가 앞서거나 황 후보와 경합할 가능성이 크고, 선거인단 투표에선 황 후보가 크게 앞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 후보는 선거인단 투표에서 선전하며 오 후보를 추격할 거란 관측이다.

이번 갤럽 조사에서 한국당 정당 지지율은 19%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전 30%를 넘었던 과거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치다. 특히 한국당 지지층의 상당수는 60대 이상(48%)과 50대(28%)였고, 40대(12%)와 30대(7%), 20대(5%) 비중은 24%에 그쳤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보수 성향이 강한 중장년층이 황 후보를 적극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당에서 이탈해 있는 중도 또는 중도보수층과는 선호도 차이가 상당하다"고 했다.

한편 이날 경기 성남실내체육관에선 전당대회 전 마지막 후보 합동 연설회가 열렸다. 황교안 후보는 "압도적 지지로 힘 있는 당대표를 만들어 달라"며 "그래야 더 힘 있게 문재인 정권에 맞서 싸울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 정권의 독단과 폭정을 끝내야 한다.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압승하고, 기필코 정권을 찾아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승리의 필수 조건은 대통합"이라며 "한국당 깃발 아래 자유 우파를 하나로 모으고 청년과 중도층도 끌어안겠다"고 했다.

오세훈 후보는 "중도층의 표를 얻어내야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며 "TK에서도 PK에서도, 야유와 삿대질 속에서도 표 의식하지 않고 죽을 각오로 외쳤다. 저의 이 피눈물 나는 충심, 진정 이해 못하겠느냐"고 했다. 이어 "당내 선거니까 당원들의 마음에 드는 소리만 골라 하며 '우리만의 축제'를 벌이면 국민 마음은 멀어져 간다"며 "일반 국민들의 마음, 말 없는 다수, 중도층의 표를 얻어야 한다"고 했다. 오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극복하자" "5·18 망언도 사과하자"고 하자 5분간 "물러나라"는 야유가 이어졌다. 오 후보는 "당심은 민심을 따라가기 마련"이라고 했다.

김진태 후보는 '막판 역전'을 강조했다. 그는 "이미 판이 바뀌었다. 김진태 바람이 경상, 충청을 거쳐 수도권을 강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투표함을 열어보면 놀라운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