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에 거주하는 위구르족의 유전자(DNA)를 채취해 감시 활동을 하고 있다고 21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최근 중국이 무슬림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에 대한 탄압으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인권 유린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장에 거주하고 있는 위구르족 타히르 이민(38)은 중국 보안당국으로부터 ‘무료 건강검진’이라는 명목으로 유전자 정보를 채취당했다. 이민은 보안당국이 자신의 혈액과 심장, 신장을 검진했을 뿐만 아니라 얼굴, 목소리, 손가락 지문까지 스캔해 갔다고 했다. 이민이 보안당국에 항의하자 ‘이와 관련해 물어볼 권리가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2016~2017년 신장 지역에서 약 3600만명이 DNA를 채취당했다. 보안당국은 DNA 샘플과 홍채 사진, 이외 여러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단체들은 중국 당국이 위구르족의 DNA 정보로 중국 공산당에 순응하지 않는 위구르족을 추적하는 데 사용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신장 당국은 건강 검진 프로그램에 DNA 채취 항목이 포함돼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신장 당국은 성명에서 "DNA 관련 기계를 신장에 가져온 이유는 ‘내부용’으로 사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NYT에 따르면, 중국 보안당국은 미국 생명공학 분석장비업체 서모 피셔 사이언티픽(Thermo Fisher Scientific)의 장비를 사용해 위구르족의 DNA를 채취했다. 또 보안당국은 위구르족의 DNA를 판별해내기 위해 미국 연구진으로부터 전 세계 민족들의 DNA 샘플을 입수해 비교했다. 유전학 분야에서 저명한 케네스 키드 예일대 유전학 교수가 DNA 샘플과 관련 연구자료를 중국에 제공했다.

키드 교수는 자신의 샘플이 위구르족 감시에 사용된다는 것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서모 피셔도 20일 성명을 내고 신장에 장비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근 몇 년간 중국은 위구르족 100만여명을 집단 수용소에 가두는 등 인권을 탄압하고 있다. 위구르족은 수용소에서 고문과 노역, 세뇌 교육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람교를 믿은 위구르족을 공산당에 충성하도록 하려는 목적이다. 특히 시진핑 주석의 일대일로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핵심 기점인 이 지역 내 분리 독립 세력들이 이슬람 테러 조직과 연계될 경우 이 사업이 위협받는다는 이유로 중국은 강제 수용소를 본격적으로 확대해 나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