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렌드라 모디(69) 인도 총리는 20일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과 중소기업 분야에서도 한국과 함께 일하고 싶다"며 "한국 기업들이 인도 성장 스토리의 한 부분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21~22일 한국을 국빈 방문하는 모디 총리는 이날 본지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중소기업·스타트업의 인도 진출을 강조하면서 "한국은 중소기업 분야가 다양하고 강점도 있다. 인도는 숙련된 인력과 기업가 정신을 지닌 인재가 풍부하다"고 했다. 모디 총리는 앞서 3차례에 걸친 본지 인터뷰에서 주로 한국 대기업의 인도 투자를 강조했었다.

모디 총리는 22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4월 총선을 앞두고 하루 3~4개 도시를 다니며 유세에 한창인 그는 총리 임기 중 마지막 순방지로 한국을 찾는다.

◇"짧은 기간에 선진국 오른 한국을 배우고 싶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 2016년 1월 인도 뉴델리 총리 관저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는 모습. 모디 총리는 한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20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이 이룬 경제 기적을 항상 존경해왔으며 한국의 성장은 인도에 영감을 준다”고 말했다.

모디 총리는 "한국이 이룬 경제 기적을 항상 존경해왔으며 한국의 성장은 인도에 영감을 준다"고 말했다. 그는 2000년대 초반 구자라트주 총리 시절부터 '한국이 롤 모델'이라고 얘기해왔다. 모디 총리는 "인도가 짧은 시간에 선진국 대열에 오른 한국으로부터 배우길 원한다"고 말했다.

모디 총리는 "한국 기업이 인도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유명한 전임자'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면 된다"고 조언했다. 삼성전자·LG전자·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기업들은 이미 1990년대부터 인도 시장에 진출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한국 중소기업들은 이런 대기업들의 성공을 참고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는 "1990년대 초 다른 나라들이 인도 투자를 조심스럽게 타진할 때 한국 기업들은 크게 투자해 인도로 들어왔다"며 "현재 자동차·휴대폰·컴퓨터·소비재 등의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이) 시장 선두 주자"라고 말했다.

모디 총리는 인프라 투자·방위산업·미래 기술 분야 협력도 강조했다. 그는 방위산업 협력에 대해 "국방 협력은 양국 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주요한 측면으로 부상했다"며 "방산 분야에서 더 많은 협력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양국 간 문화 교류가 크지 않다는 지적에는 "인도에서 K팝이 인기 있고, 한국에서도 발리우드 영화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는 우리 젊은 세대가 서로 더 가까워지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하기 쉽게 만든 정책이 모디노믹스의 비결"

2014년 집권한 모디 총리는 '메이크 인 인디아' 등 강력한 산업 진흥 정책을 펼쳐 연평균 7%에 달하는 고도성장을 기록했다. '모디노믹스'로 불리는 지난 5년간의 경제 정책에 대해 그는 "비즈니스와 투자를 쉽게 만드는 정부 정책이 성장세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 대국"이라며 "전 세계가 경기 침체에서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인도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영국 싱크탱크인 경제경영연구센터(CEBR)는 올해 인도의 국내총생산(GDP)이 2조9457억달러를 기록해 영국과 프랑스를 추월하고 세계 5위 경제 대국으로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모디 총리는 "우리의 철학은 모두와의 협력을 통한 모두를 위한 발전(development for all, with cooperation of all)"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