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가 곧 베트남 하노이에서 만나 2차 미·북 정상회담 의제 조율을 위한 실무 협상에 돌입한다. 미국 국무부는 19일(현지 시각) "비건 특별대표가 하노이를 향해 가고 있다"며 "비건 대표는 다음 주 열리는 2차 정상회담 준비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19일 평양에서 출발한 김혁철은 중국 베이징을 거쳐 20일 2차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대표는 비행 시간 등을 고려할 때 오는 21일쯤 하노이에서 김혁철과 만나 협상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미·북은 실무 협상에서 북한 영변 핵시설 폐기·검증과 미국의 상응 조치를 중심으로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 합의의 이행 조치까지 묶는 합의문 초안을 도출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건 대표는 지난 11일 미국을 공식 방문한 문희상 국회의장이 존 설리번 미 국무부 부장관과 면담한 자리에 배석해 "북한과의 실무 협상에서 (정상회담의) 12개 이상의 문제에 대해 논의했고 (지난해) 싱가포르 (회담) 선언 이행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북한 평양에서 2박 3일간 실무 협상을 벌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2019년 2월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에서 열린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에게 협상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로버트 팔라디노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비건 대표가) 현재 남은 사안들을 논의하기 위해 (하노이로 향하고 있다)"며 "우리는 (2차 미·북 정상회담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고 다음주를 고대하고 있다"고 했다.

팔라디노 부대변인은 특히 북한 문제를 다루는 미국의 접근법이 과거와 다른 ‘톱다운’ 방식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 미·북 정상회담 결과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 방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직접 만나게 해주고 두 정상의 행동의 폭을 넓혀준다"며 "(톱다운 방식이) 성공하면 미국과 북한의 관계는 근본적으로 변할 수 있다. 우리는 이 방식에 여전히 낙관적이다"라고 했다.

팔라디노 부대변인은 미국의 목표가 비핵화라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목표는 변한 것이 없다"며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한 약속을 이룰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또 "지금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비핵화는 김 위원장이 약속한 것이고 우리의 목표이다"라고 했다.

그러나 실무 협상 의제와 전망 등을 묻는 질문에는 "앞서 나가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북한 비핵화에 따른 미국의 상응 조치에 제재 해제가 포함될지와 관련해서는 "제재는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결과를 달성할 때까지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원칙적인 답변을 내놨다. 다만 "그 질문과 관련해서는 더 자세한 정보가 필요하다"고 덧붙여 이번 실무 협상에서 대북 제재 완화를 위한 담판이 이뤄질 가능성을 열어뒀다.

팔라디노 부대변인은 ‘실무 협상에 연락관 교환 문제가 포함되는가’라는 질문에도 "많은 것들이 논의되고 있다"며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 ‘미국이 북한 측에 불가침 또는 평화 선언을 제안했는가’라는 질문에도 "외교적 논의와 관련된 구체적인 사안은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