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의 대구·경북(TK) 합동연설회가 열린 18일 오후 대구 엑스코 앞 바닥에 대형 태극기가 깔렸다.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에서 이른바 ‘태극기 부대’가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김진태 당대표 후보를 지지하는 일부 태극기 부대 인사들이 합동 연설회장에서 상대 후보와 당 지도부를 향해 야유와 욕설을 보내는 등 소란을 일으키면서다.

김무성 의원은 19일 오전 국회에서 세미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질서를 지키지 않는 과격한 사람들이 결국 일을 그르치게 된다"면서 "한국당이 그런 과격 분자들의 놀이터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근 전당대회 합동연설회장에서 소란을 일으킨 ‘태극기 부대’를 겨냥한 것이다.

이번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조대원 후보는 태극기 부대와 김진태 후보를 ‘한몸’으로 규정했다. 조 후보는 지난 14일 충청·호남 합동연설회에서 김진태 후보를 지지하는 태극기 부대 출신 당원들에게 "여러분이 ‘김진태’를 연호할 때 ‘김진태를 데리고 우리 당을 나가달라’는 생각을 한다. 우리가 무슨 대한애국당인가"라고 말했다.

조 후보는 이 발언 때문에 지난 16일 당 선관위로부터 ‘주의 및 시정 명령’ 징계를 받았다.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 및 당 질서를 해하고, 다른 후보자에 대한 비방·흑색선전, 인신공격, 지역감정 조장 행위 등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조 후보 측은 자신에 대한 징계가 태극기 부대의 항의 전화를 당 선관위가 많이 받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바른미래당도 태극기 부대 비판에 가세했다. 김정화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태극기부대의 놀이터로 좌지우지되는 한국당 전당대회가 참담하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장외를 떠돌던 ‘태극기모욕부대’가 한국당에 정착했고, 흥행에 목마른 한국당은 막말·왜곡·거짓이 일상인 집단을 두팔 벌려 끌어안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동부대·바람잡이 부대와 반성도 비전도 없는 한국당의 결합으로 전당대회는 잔당(殘黨)대회로 전락했다"고 했다.

태극기 부대가 당 안팎에서 비판에 직면하자, 김진태 후보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어제 대구 합동연설회장에서 야유 등 다소 불미스런 일이 생긴 데 대해 저도 마음이 불편하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어 "특히 저를 지지하시는 분들은 이번 전당대회가 당의 화합과 미래를 위해 치러진다는 점을 유념해 앞으로 보다 품격있는 응원을 하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반면 전당대회장에서 소란을 피운 사람들은 태극기 부대 중 일부 극렬층에 불과하다는 반론도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태극기 집회에 나간 분들 중에는 애국심과 건전한 상식을 가진 분들도 많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 지지자들이 지난 13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5.18 관련 부적절한 발언으로 김 의원을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한 당 지도부에게 항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