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지난해 12월 북한에 이례적으로 많은 정제유를 공급했다.

러시아 정제 공장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는 러시아가 지난해 12월 대북 정제유 공급분으로 6983톤(t)을 보고했다며, 이를 웹사이트에 14일(현지 시각) 게재했다. VOA에 따르면, 이는 유엔 안보리가 대북제재위원회가 2017년 10월 각국 대북 정제유 공급량을 보고하도록 의무화한 후 가장 많은 양을 보고한 것이다.

러시아는 2017년 11월 첫 보고에서 212t, 12월에는 589t, 2018년 1월에는 368t을 북한에 공급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대북 정제유 제공량은 2018년 2월 1882t으로 늘어났다. 러시아는 매월 1000t 이상의 정제유를 북한에 공급했지만, 지난해 12월처럼 7000t에 육박하는 양을 제공한 사례는 없었다. 그동안 가장 많은 양을 보고한 사례는 지난해 4월 4293t이었다.

이는 중국 제공량과 비교해도 많은 양이다. 중국이 가장 많은 정제유를 보급한 사례는 지난해 11월 2928t이었다. 2018년 러시아의 대북 정제유 제공 총량은 2만9241t, 중국의 제공 총량은 1만9200t이다.

유엔 안보리는 2017년 채택한 결의 2397호를 통해 북한에 제공할 수 있는 정제유 상한선을 연간 50만 배럴(약 6만~6만5000t 사이)로 제한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북한에 반입된 정제유 양은 공식 보고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북한 공해상에서 제3국 선박으로부터 유류를 전달받는 모습이 수차례 포착됐기 때문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지난해 9월 유엔 안보리에서 주재한 회의에서 "북한에 허용된 상한선 50만 배럴을 확실히 넘긴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안보리 결의가 명확하게 금지한 불법 정제유 수입도 선박 간 환적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의 전문가 패널 보고서를 입수해 "지난해 북한이 57만6000 배럴 이상의 석유 제품을 한 차례 옮겨 실은 증거가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북한에 반입된 정제유는 허용치의 2배를 웃돈다.

우리 정부도 남북 협력 사업에 사용할 정제유 340t을 북한으로 반입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현재 안보리에 정제유 공급량을 보고한 나라는 러시아와 중국뿐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에 실제 유입된 정제유 반입량이 안보리에 보고된 양보다 크다고 보는 또다른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