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광주시와 현대차 사이에 타결된 '광주형 일자리'는 기존 자동차 생산직의 절반 수준인 초임 연봉 등을 핵심으로 하는 우리 경제의 첫 노사 상생 실험이다. 광주 공장은 임금·단체 협상도 5년간 사실상 유예된다. 현대차는 평균 연봉 9000만원을 넘는 강성(强性) 귀족 노조의 파업 같은 고질적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다. 광주시엔 1만여 개 직간접 일자리가 창출된다. 지역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광주 공장은 1998년 르노삼성차 부산 공장 이후 23년 만에 설립되는 국내 완성차 공장이다. 그만큼 국내 노조의 해악이 컸다. 현대차는 민노총 소속 노조 허락 없이는 생산 라인을 늘리거나 새 모델을 생산할 수도 없다. 생산성이 세계 최하 수준의 노조가 세계 최고 자동차 회사 근로자 이상의 돈을 받는다. 이러고도 회사가 지속 가능하다면 그것은 마술이다.

성공은 쉽지 않다. 광주 공장은 사실상 지자체가 주인이다. 둘째로 많은 지분을 가진 현대차는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다. 경쟁이 치열한 자동차 시장에서 세계에 유례가 없는 이런 기업의 생존은 장담할 수 없다. 앞으로 강성 귀족 노조는 끊임없이 개입을 시도할 것이다. 결국 광주 공장에 민노총이 파고들면 또 하나의 부실 지방 공기업이 되고 국민 세금으로 연명하게 될 것이다. 5년간 임단협 한시 유예가 아니라 노사가 힘을 합쳐 아예 '무(無)노조' 선언으로 민노총이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 그게 광주 공장 성공의 핵심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