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등 야당 의원들이 2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문체위 위원직을 사임한 손혜원 의원에 대해 집중 공세를 펼쳤다. 이날 회의는 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등 야3당의 요구로 열렸는데, 민주당의 반대와 불참으로 안건 상정이 불발되면서 야당 의원들의 의사진행발언만 20분가량 이어지고 산회됐다.

한국당 박인숙 의원은 "손 의원이 대한민국을 뒤흔드는 전무후무한 의혹을 일으켜 안타깝다"며 "(의혹이) 어디가 끝인지 짐작도 안 된다. 상당수 의혹은 문체위에서 명명백백히 밝혀져야 한다"고 했다. 박 의원은 "민주당은 미온적으로 대처해왔고 제 식구 감싸기에만 급급하다"며 "후안무치하고 몰염치하다. 적폐를 감싸는 모습이 무책임하다"고 했다.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실에서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야 3당의 요구로 열린 전체회의에서 바른미래당 이동섭 의원이 문체위원 명단을 바라보고 있다. 명단에는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 문체위원 사임계를 제출한 손혜원 간사의 공란(왼쪽 상단)이 보이고 있다.

박 의원은 손 의원이 받고 있는 의혹 13가지에 대해 발언했다. 박 의원이 언급한 의혹은
△친인척·지인들의 목포 근대 문화역사공간 지정 지역에 호재 직전 부동산을 집중 매입했다는 의혹 △주식을 백지신탁하고 남편에게 대표직을 넘긴 회사가 목포 땅을 매입하는 등 회사에 개입했다는 공직자 윤리 위반의혹 △미리 입수한 목포 문화재 거리 지정 정보를 사적 거래에 사용했다는 업무상 비밀 이용 금지 원칙 위반 의혹 △조카 명의 차명 거래 및 차명재산 의혹 △목포 근대 문화역사공간 지정 과정에서 정상 절차를 벗어났다는 의혹 △목포 문화재 거리 관련 각종 행사에 친인척 및 보좌관 특혜 의혹 △국회의원 지위를 이용한 각종 공개발언에서 친인척 과잉 홍보 등이다.

또 △지인 자녀 중앙박물관 특채 채용 인사청탁 압력 및 해당 직원 교체 압력 의혹 △정부기관 대상 공예 전시 종용 및 구매 압박 의혹 △나전칠기 장인들에 대한 부당대우 의혹 △통영 소반장 공방 문화재 지정 당시 외압 의혹 △부친의 독립유공자 선정 과정 개입 및 특혜 남용 의혹 △군산, 통영 등 부동산 관련 추가 의혹 등도 언급했다.

같은 당 조훈현 의원도 "민주당이 상임위 개최를 거부하는 것은 위장 탈당한 정권 실세를 보호하기 위한 방탄 국회 차원"이라며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정상적인 회의를 개최해 달라"고 했다.

바른미래당 이동섭 의원은 "손 의원에 대해 안타깝지만, 의혹은 밝혀야 할 것 같다"면서 "(민주당 소속) 안민석 문체위원장은 여야 간사 회의를 소집해 정상적으로 상임위를 운영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평화당 최경환 의원은 "문체위가 이렇게 진상규명을 방치하는 것은 직무 유기"라며 "국민 상식을 기준으로 판단하면 답이 나올 것이다. 목포 시민을 정쟁으로 끌어들이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한편, 의혹의 중심에 선 손혜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날 문체위 회의에 대해 언급했다. 손 의원은 "박인숙 의원마저 그저그런 분이었다고 믿고 싶지 않다. 제가 반대로 똑 같은 상황을 만났다면 박 의원을 위해 당을 상대로 거칠게 항의했을 것"이라며 "이동섭 의원의 안타깝다는 발언(은) 제가 더 안타깝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