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이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의 방미(訪美)를 계기로 '2월 말 2차 정상회담 개최'에 사실상 합의하고 실무협상에 돌입했지만 북한 매체들은 관련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다. 김영철이 2박 3일의 워싱턴 체류 일정을 모두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지만 방미 사실 자체도 보도하지 않았다. 앞서 북한 매체들은 지난해 1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뤄진 김영철의 첫 방미 때(5월 말)도 침묵을 지켰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20일 "스웨덴에서 열리는 미·북 실무협상을 지켜보고 김영철의 방미 성과를 평가한 뒤 회담 계획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극적인 효과를 노리고 회담 직전까지 발표를 늦춘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대외 선전 매체 '조선의 오늘'은 이날 '남의 눈치를 보다가는 아무것도 못한다'는 글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의사를 밝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를 거론하며 "직접적인 당사자인 남조선 당국의 태도는 우유부단하다"고 비판했다. 북한 대외 선전용 주간지 '통일신보'도 전날 "(남측이) 외부의 눈치만 살피고 있다"고 했다. 노동신문은 우리 군이 도입하는 스텔스 전투기 F-35A의 3월 실전 배치 소식과 관련, "남조선 군부의 무력 증강 움직임은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 공동선언에 역행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