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우 육군참모총장이 지난 2017년 9월 당시 카페가 아닌 서울 지역 공관에서 청와대 정모 전 행정관과의 면담을 추진했던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정 전 행정관은 또 김 총장을 만난 뒤 "육참총장이 이번에 육군 내 어떤 인사에 대해 중점적으로 볼 건지 (윗선에서) 확인해보라 했다"는 취지의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사안보지원사령부는 이날 이와 같은 내용의 김 총장과 심모 전 행정관(당시 대령)에 대한 행적 파악 조사를 국회에 보고했다. 국회 관계자는 "안보지원사가 김 총장과 심 전 행정관이 정 전 행정관과의 '3자 카페 면담' 이외에는 당일 다른 특이 행적이 없다는 취지로 보고했다"며 "카페에서의 만남은 15분이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보고에 따르면 김 총장은 당시 정 전 행정관을 처음에는 서울 공관으로 부르려 했다가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관계자는 "공관에 들어가는 절차가 복잡해 그 인근에서 만난 것이었다는 취지였다"고 했다. 카페 면담 당시에는 육참총장의 향후 인사 계획에 관한 설명이 이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공관에서 인근 카페로 약속 장소가 변경된 것에 대해 한 군 관계자는 "육참총장이 청와대 행정관을 만날 수는 있지만, 일부러 기록을 남기기 위해 공관으로 오게 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카페 면담이라는 건 비공식적인 만남이고, 이 만남 자체가 청와대의 '인사 개입'을 시사할 수 있다"고 했다.

당시 육참총장과의 대면 과정에서 정 전 행정관은 "이번 육군 인사는 어느 부분을 중점적으로 할지 청와대에서 확인해보라고 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정 전 행정관의 '윗선' 누군가가 육군 인사에 개입했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국회 관계자는 밝혔다. 김 총장은 당시 만남에 대해 주변에 "언짢았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지원사는 이번 사건이 이슈화된 지난 3일부터 2~3일에 걸쳐 이번 사안을 조사했지만, 정 전 행정관이 들고 나와 분실한 장성 인사 서류가 '군사 보안'인지는 조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안보지원사 관계자는 "조금이라도 지시 이상의 조사를 하면 청와대의 심기를 거스를 수 있는 상황"이라며 "시키지 않은 일은 잘 조사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