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름의 '반격'이 시작됐다.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팀추월 종목에서 '왕따 주행' 가해자로 몰렸던 김보름(26·강원도청)이 노선영(29)으로부터 지속적으로 폭언과 괴롭힘에 시달렸다고 폭로했다.

채널A 방송화면 캡처

김보름은 11일 오전 채널A '뉴스라이브'에 출연해 "올림픽을 위해 훈련할 당시 선수촌에서 훈련시간은 물론이고 쉬는 시간 라커룸과 숙소에서도 (노선영의) 폭언이 이어졌다"며 "예를 들어 코치가 '한 바퀴를 30초 내에 타라'고 말한 뒤 제가 시간에 맞춰 타면 (노선영이) '천천히 타라'는 등의 욕설과 폭언, 진로 방해를 하는 식이었다"고 말했다.

김보름은 "선수들끼리 견제가 있는 건 당연하지만, 그 견제가 다른 선수 경기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건 견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국가대표 선수촌은 잘하는 선수들이 모여 선의의 경쟁을 해 기량이 좋아져야 하는 곳인데, 나는 그 안에서 괴롭힘으로 인해 기량이 더 좋아질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실을 코치와 감독에게도 말했고, 감독진은 노선영을 불러 '그렇게 하지 말라'고 이야기 했지만 그럴 때마다 노선영은 '왜 김보름 편만 드냐'고 반박했다"고 했다.

노선영 측은 김보름의 주장에 대해 아직 강하게 반박하고 있지는 않다.

앞서 김보름은 지난해 2월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8강전에서 경기 후반 뒤처진 노선영을 내버려 두고 의도적으로 가속해 먼저 골인했다는 의혹으로 팬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당시 올라온 "김보름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해달라"는 내용의 국민청원은 6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문화관광체육부는 지난해 3월 26일부터 4월 30일까지 대한체육회와 합동으로 빙상연맹에 대한 특정감사를 실시한 결과 "‘고의적 왕따’ 논란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결론내렸다. 경기에 참가한 선수를 비롯한 관계자들의 진술과 이전 대회 경기 모습, 경기 전후 상황, 다른 대표팀 사례, 전문가 의견까지 종합한 결과 "선수들의 주행에 나쁜 의도나 고의성은 없었다"는 것이다.

김보름은 "팀추월 경기 과정에는 문제가 없었나"는 질문에 "당시 나와 박지우가 일부러 과속했다는 주장이 나왔는데 경기 영상 분석 결과 저는 가속하지 않았고, 오히려 0.1초 느려졌다"고 말했다.

이어 두 바퀴를 연달아 뛰어야 하는 마지막 주자를 노선영이 맡았던 이유에 대해서는 "그 전략은 올림픽 전인 세계선수권 대회·삿포로 아시안게임 등에서도 실제로 써봤던 전략"이라며 "아시안게임에선 그 전략으로 은메달을 땄었다"고 말했다.

또 "빙상연맹이 김보름을 비롯한 특정 선수에게 한국체육대학교 빙상장에서 별도로 훈련하는 특혜를 줬다"는 노선영의 주장에 대해서는 "한체대에서 훈련한 기간은 태릉 빙상장에서 대회가 열려 그곳에서 훈련할 수 없었던 5일 뿐"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