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중국이 해저 지형에 서로 자신들의 이름을 붙이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해저 지형의 공식 명칭을 심사하는 해저지명소위원회(SCUFN)의 지난해 심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은 동중국해 오키노도리시마(沖ノ鳥島) 주변 등에서 신청한 37건 중 35건을 승인받았다. 지명 승인율 94%로, 일본 언론은 '완벽에 가까운 성과'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일본은 해저 지형 승인 건수에서 500건을 돌파했다. 세계적으로 미국과 함께 가장 많은 승인을 받았다. 일본은 해상보안청의 치밀한 해양 조사에 근거, 정확한 해저 지형도를 제시해 SCUFN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2011년 SCUFN에 뒤늦게 참가, 해저 지형 분야에서는 후발국이다. 하지만 관련 연구 인력을 대거 충원하면서 급속히 신청 건수를 늘려 왔다. 지난해에는 79건을 신청해 참가국 중 최다였다. 특히 일본이 영유권을 갖는 섬이라고 주장하는 오키노도리시마 남쪽 해역 주변에 집중적으로 16건을 신청했다. 중국은 지난해 신청한 79건 중에서 12건만을 인정받아 승인율은 15%에 불과했다. 아직 명명 경험이 적다 보니 남극 주변의 해저 지형을 '공자(孔子)'로 이름 붙이려다가 거부당하기도 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중국이 오키나와 배타적경제수역(EEZ) 근처와 오키노도리시마 남쪽의 규슈 팔라우해령 남부 해역 등에서 명명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며 경계감을 표시했다. 2017년 심사에서는 규슈 팔라우해령 남부 해역과 관련, 6건에서 중국이 주장하는 이름이 붙었다. 이 지역은 모두 해양 전략의 요충지로 중국이 활동을 강화하는 곳이다.

세계의 해저 지형은 각국이 주로 과학과 관련이 있는 저명한 인물이나 동식물, 별자리 등의 이름을 따서 명명 신청을 할 수 있다.

일본은 국제법적으로 섬으로 인정받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오키노도리시마 인근에 별자리 이름을 따서 '명왕성해팽(冥王星海膨·해팽은 대양 바닥의 넓은 부분을 의미)' '쌍둥이좌해산군(ふたご座海山群)'으로 이름 지었다.

SCUFN의 승인을 받은 해저 지형명은 해도나 인터넷상의 전자 지도, 논문 등에서 활용된다. 해저 지형 명칭에 대한 국가적인 관심은 해저 탐사 및 발굴에 적극적인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