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탑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발(發) 열차가 7일 밤 북·중 접경 지역인 단둥(丹東)역을 통과해 중국 베이징을 향해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열차는 김정은 생일인 8일 오전 중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김정은이 4번째로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 시각)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장소를 협상 중이라고 말한 만큼 미·북 간 비핵화 교착 상태가 변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정은은 미·북 정상회담 등 중요한 국면 변화가 있을 때마다 중국을 방문했었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은 "오후 10시 15분쯤 특별열차가 단둥역을 통과해 8일 오전 베이징역에 도착한다는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북한의 한 열차가 중국으로 넘어가는 움직임이 포착된 것은 맞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어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국가정보원은 "김정은 움직임에 대해선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지만, 방중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김정은은 작년 3월 첫 중국 방문 때 전용열차를 이용했다. 특히 6·12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을 전후한 지난해 5월 7~8일, 6월 19~20일 방중해 시 주석과 2·3차 정상회담을 가졌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김정은과의 정상회담 장소로 어디를 생각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장소를 협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장소를 언급한 것은 한 달여 만이다. 이에 따라 미·북 간 공개적 접촉이 이뤄지고 추가 정상회담 준비가 속도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정은의 중국 방문은 미·북 회담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기에 앞서 시 주석과 현재 상황을 공유하고 회담 의제를 우선 조율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비핵화의 조건으로 미국의 상응 조치를 요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북 제재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했다. 외교 소식통은 "고위급 회담이나 실무접촉을 통해 간극을 좁힐 수 있는지 여부가 향후 관건"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