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문가들과 언론은 북한 김정은의 신년사에 대해 비핵화 대화 의향을 보였지만 제재 완화란 조건을 내걸어 미국에 경고했다고 평가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1일 본지에 보낸 이메일에서 "김정은이 날카로운 가시를 가진 올리브 가지를 내민 것"이라며 "김정은은 향후 모든 책임을 미국에 지우려 하고 있다"고 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연구원도 "김정은의 신년사는 새로울 것이 없고 제재 완화를 원하는 현재의 입장만 반복한 것"이라며 "김정은은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을 속이려 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현지 시각) 트위터에 공개한 동영상에서 "북한과 아주 잘하고 있다"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멈췄고 우리는 조급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동영상은 김정은의 신년사 이후에 트위터에 올라왔지만 미리 편집된 것을 감안하면 신년사 이전에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언론들은 김정은이 말한 '새로운 길 모색'이라는 발언에 무게를 실어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김정은이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언급하면서도 국제사회에 제재 완화가 없으면 핵 대결로 돌아가겠다는 위협을 했다"고 평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김정은이 언급한 '새 길'을 "협상 테이블에서 걸어 나갈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오토 웜비어가 암시하는 것'이라는 사설에서 "김정은 체제의 잔인한 성격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