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변방’ 베트남의 축구대표팀을 동남아 최정상으로 이끈 베트남의 ‘국민 영웅’ 박항서 감독의 초상화가 현지 미술품 경매에서 1000만원이 넘는 고가에 팔렸다.

31일(현지 시각) 베트남 온라인 매체 징(Zing)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오후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있는 한 미술품 경매업체가 개최한 새해맞이 자선경매 행사에서 박항서 감독의 초상화 ‘나의 스승(My Teacher)’이 1만500달러(약 1167만원)에 낙찰됐다.

베트남 축구대표팀 박항서 감독의 초상화 ‘나의 스승’이 2018년 12월 30일 한 베트남 미술품 경매에서 1만500달러(약 1167만원)에 낙찰됐다.

징에 따르면 박항서 감독 초상화의 경매는 5000달러(약 560만원)에서 시작됐다. 세 명의 수집가가 그림을 놓고 입찰 경쟁을 펼친 끝에 1만500달러(약 1167만원)에 낙찰됐다. 낙찰자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다.

그림을 경매에 내놓은 응우옌 쑤언 끄엉 전 베트남 국영 방송국 VTC 사장은 "낙찰가의 절반은 어린이 심장병 환자를 지원하는 재단에 기부할 것"이라며 "나머지 절반은 유망한 젊은 예술가를 위해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5명의 베트남 어린이가 심장 수술을 받을 수 있는 돈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가로 73cm, 세로 92cm 크기의 유화인 ‘나의 스승’은 화가 쩐 테 빈의 작품이다. 박 감독이 국제축구경기가 시작하기 전 왼쪽 가슴에 손을 얹고 국가를 부르는 듯한 모습을 그렸다. 배경의 빨간색은 베트남 국기를 상징한다.

경매 진행을 맡은 베트남 축구평론가 쿠앙 후이는 "2018년은 베트남 축구 발전의 해였다"며 "이 초상화에는 우리 선수들을 걱정하면서도 공감하고 응원하는 박 감독의 카리스마가 드러나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올해 박항서 감독이 부임한 뒤 꿈같은 한 해를 보냈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국가대표팀에 합류한 후 부드러운 선생 리더십으로 선수들을 이끌었다.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처음으로 준우승을 차지했고, 9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4강에 올랐다. 이어 베트남은 이달 동남아시아 축구대항전인 스즈키컵에서는 10년만에 우승컵을 들었다. 이에 올해초부터 시작된 베트남의 ‘박항서 스승님’ 열풍은 아직까지 식을 줄 모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