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사찰 혐의를 받던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은 자신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는데도 7일 투신해 숨졌다. 영장 기각 후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건 드문 일이다. 그는 유서에 직접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내가 모든 것을 안고 가는 것으로 하고 모두에게 관대한 처분을 바란다'고만 했다
9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재수 전 국군기무사령관 빈소 모습.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그의 변호인과 지인들은 그가 검찰의 별건(別件) 수사 압박, 과잉 수사, 모욕 주기 수사에 상당한 심리적 압박을 느꼈다고 했다. 단정하긴 어렵지만 그런 상황들이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갔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은 지난달 27일 검찰에 소환돼 12시간 넘게 조사를 받았다. 그의 변호인에 따르면 당시 검찰은 그의 혐의와는 직접 관련 없는 기무사 문건을 갖고 그를 추궁했다고 한다. 수사 검사가 "당신에 대해 모든 걸 알고 있다. 기무사 서버 안에서 찾은 수백 가지도 넘는 범죄 증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별건 수사 압박으로 비칠 수 있었다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지하 2층 17호실. 고(故)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빈소가 마련된 이곳엔 많은 조문객이 몰렸다. 김장수 전 청와대 안보실장 등 군 출신 인사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성태 원내대표도 이날 조문했다. 김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의 정치보복식 과거사 수사가 안타까운 죽음을 야기했다"고 했다
전날인 8일에도 정치인과 군 출신 인사들이 빈소를 찾았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조문한 뒤 "표적 수사, 과잉 수사, 경우에 따라 별건 수사라고도 하는 이런 수사 행태는 잘못됐다고 다들 말한다"고 했다. 사진은 지난 8일 국방부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의 국방부,기무사령부,사이버사령부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현 이재수 기무사령관(왼쪽)이 대표로 증인선서를 하고있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