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인사의 음주 운전, 음주 폭행에 이어 민정수석실 특감반 비위 의혹까지 터지자 여권에선 "청와대 개편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청와대에서도 정부 출범 3년 차를 앞두고 내부적으로 개편을 준비해 왔지만, 이번 특감반 의혹이 번지면서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 촉각이 쏠리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연내 김정은 답방이 성사될 경우 내년 초 청와대 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조국 민정수석에 대한 재신임 표명을 하면서 다소 유동적인 상황이 됐다"고 했다. 청와대는 최근 2020년 총선 출마를 희망하는 청와대 참모들에 대한 전체 현황 조사를 하고 있다. 이들이 청와대를 나갈 경우 그 자리를 채울 후임자들에 대한 검증 작업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청와대 개편은 사실상 예정돼 있다는 것이다. 다만 조 수석 문제 때문에 밀려서 개편을 하는 듯한 모양새는 피하기 위해 시기는 약간 조정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시기는 대통령의 결단에 달렸지만 지금 분위기로는 다른 청와대 참모들은 바꿔도 조 수석은 그대로 둘 공산이 크다"고 했다.

청와대 개편 시 정치권으로의 이동이 예상되는 핵심 참모로는 임종석 비서실장과 정태호 일자리수석, 한병도 정무수석, 백원우 민정비서관 등이 거론된다. 모두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인사이다. 임 실장은 최근 여권 인사들과 자신의 거취를 상의하면서 "김정은 답방 등 외교·안보 현안을 우선 정리한 뒤 결정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에서는 차기 비서실장 후보로 노영민 주중 대사, 우윤근 주러 대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노 대사는 최근 둘째 아들 결혼식 참석을 위해 귀국해 정권 핵심 인사들과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우 대사도 작년 대선 전후 초대 비서실장 후보로 검토됐었다.

여권 일각에선 양정철 전 청와대 비서관 '역할론'도 다시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는 상황에서 핵심 측근들이 '위기관리'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양 전 비서관은 여권 인사들에게 "계속 백의종군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