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현지 시각) 파키스탄의 남부도시 카라치에서 일어난 중국 영사관 폭탄 테러와 관련, 파키스탄 반(反)테러 당국이 테러의 배후가 인도 정부라고 주장했다.

25일 파키스탄 현지 언론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번 테러를 일으켰다고 주장한 발루치스탄 해방군(BLA)의 주모자가 인도에 있다는 점을 근거로 이같이 주장했다.

무장 괴한이 폭탄 테러를 시도한 파키스탄 카라치 중국 영사관 건물 인근에 있던 차량 2대가 불탄 채 방치돼 있다.

파키스탄 경찰 대테러 당국자 우마르 키탑은 자살폭탄범이 갖고 있던 폭발물도 국외에서 반입한 ‘C4’(Composite 4) 플라스틱 폭탄이었다고 밝히면서, BLA가 ‘적국(the enemy country)’의 후원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파키스탄 당국이 말하는 ‘적국’은 인도를 가리킬 때 쓰이는 표현이다.

파키스탄 당국의 이런 주장은 남아시아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해 온 인도 정부가 테러 시도를 지원하거나 알고도 묵인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인도 외무부는 이와 관련해 즉각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파키스탄 당국은 지난 23일 오전 9시 30분쯤 파키스탄 최대 도시 카라치에서 괴한 세 명이 총을 쏘며 중국 영사관 진입을 시도하다 경비병과 교전을 벌여 건물 밖에서 모두 사살됐다고 발표했다. 테러 직후 BLA가 배후를 자처하고 나섰다. BLA는 지난 8월 중국인 엔지니어 등을 태운 버스에 대한 테러 공격으로 중국인 3명이 부상당했을 때도 자신들이 배후라고 주장했다.

이번 테러 사건이 파키스탄에서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 따른 후유증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파키스탄은 일대일로 사업 과정에서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차관을 끌어 왔다가 최근 국가 부도 위기를 맞은 상태다.

이와 관련,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23일 샤 메흐무드 쿠레시 파키스탄 외무장관과 통화를 하고 "중국과 파키스탄의 우의를 훼손하려고 시도하는 어떠한 행동도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