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시위대는 14일에도 아침부터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 앞에서 시위했다. 전날 대검 민원실을 기습 점거해 8시간 동안 농성한 데 이어 이틀째 시위를 벌인 것이다.

이날 시위는 경찰서에 신고한 합법 집회였다. 시위대는 30여 명이었다. 하지만 전날의 상황을 감안한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 200명을 동원해 대검 정문을 막았다. 이 때문에 대검 출근 차량들은 정문을 통하지 못하고 대법원 뒷길로 나 있는 청사 후문을 이용해 출근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을 비롯한 대검 간부들도 마찬가지였다. 시위대가 대검 청사를 점거한 것, 검찰총장이 시위대 때문에 후문으로 출근한 것 모두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시위대는 전날 대검 앞에서 텐트 10여 개를 설치하고 노숙했다. 그리고 오전부터 확성기를 이용해 "불법 파견 즉각 처벌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대검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정문 철문을 걸어 잠갔고, 경찰들이 그 앞을 겹겹이 에워쌌다. 시간이 지나면서 정문 앞 경찰은 정문을 살짝 열어 검찰 직원들이 통행할 수 있도록 했다. 한 사람 정도 오갈 수 있도록 살짝 열고 직원으로 확인된 사람만 들여보내는 식이었다. 시위대와 경찰이 모두 떠나고 대검 정문으로 차량이 통행할 수 있게 된 시각은 오후 2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