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1994년 수능이 시행된 이후 25년이 흘렀다. 이 사이 수능 풍속도도 변했다. 요즘 학생들은 어떤 수능 비법을 공유하고 있을까.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이 정리했다.

수능을 1주일여 앞둔 지난 7일 서울 용화여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① '수능금지곡'을 피하라
올해 수능을 보는 수험생 다수는 2000년생이다. 시험을 앞둔 이들에게는 한 가지 금기가 있다. '수능금지곡'은 절대 듣지 않는다. 주로 반복적인 멜로디로 따라 부르기 쉬운 곡들이 '금지곡'으로 뽑힌다. 시험 보는 와중에 이 노래가 떠오르면 주의가 산만해지기 때문이다.

올해 새롭게 떠오르는 수능금지곡에는 동요 '상어가족', 숙박앱 ‘야놀자’ CM송이 꼽힌다. 가수 ‘마미손’의 대표곡 ‘소년점프’도 피해야 할 노래다. "계획대로 되고 있어"라는 가사가 중독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전통의 수능금지곡으로는 남성그룹 SS501의 ‘U R man’이 있다. 반복되는 후렴구로 일명 ‘암욜맨(I`m your man)’이라고도 불린다.

② 수능 대비 '백색소음'인기
수험생들이 찾아 듣는 소리도 있다. 바로 명문대 도서관 소음이다. 뇌를 자극해 심리적 안정을 준다는 뜻에서 이것을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이라고 부른다. 명문대 도서관 생활소음이 집중력을 높이고 동기부여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수험생들이 즐겨 찾는다.

서울대 법대 도서관의 ‘ASMR’의 경우 2시간 동안 단 한 번 재채기 소리가 난다. 무음(無音)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상은 조회수 52만을 넘겼다. 서울대에서 녹음된 ASMR은 연세대·고려대의 것보다 대개 조회수가 50~100배가량 높다. 명문대 백색소음에서도 ‘서울대 선호’가 발견된다.

유튜브의 ‘서울대학교 도서관 백색소음’ 영상. 2시간에 이르는 이 영상의 조회수는 220만회를 넘어선다.

③ '찍는 법' 강의도 인기
수능은 5지선다 객관식 시험이다. 절박한 수험생들은 '찍기 강좌'를 수강한다. 수능 전날인 14일 현재 유튜브에 게재된 찍기 강좌 영상만 수백개로,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은 20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것만 보면 2등급이 오른다'는 제목이다. 실제 현직 강사들이 과목별로 찍는 법을 안내한다. "수능 영어에서는 25번에서 29번까지 1번이 나온 적이 없다"고 말하는 식이다.

④ 응원 영상도 유튜브가 '대세'
과거에는 TV연예프로그램에서 연예인들의 수능 응원메시지를 관행처럼 내보냈다. 요즘 수험생들은 유튜브에서 직접 응원영상을 찾아본다. 가수 아이유가 지난 13일 유튜브에 올린 수능 응원영상은 이날 현재까지 17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수험생 자신이 수능을 보는 심경을 담아 올린 '브이로그(비디오 블로그)'도 인기다. 같은 처지의 수험생들끼리 영상을 찍어 올리고, 나눠 보며 서로 응원하는 것이다.


20세기가 치르는 마지막 수능
올해 수능을 치는 고3 학생들은 2000년생이다. 20세기 태생이 치르는 사실상 마지막 수능인 셈이다. 이번 수능의 총 응시자는 59만4924명으로 지난해의 59만3527명에서 1397명(0.2%) 소폭 늘었다. 수능 응시자가 늘어난 것은 8년만에 처음이다. 이는 '밀레니엄 베이비' 붐으로 2000년의 출산율이 깜짝 반등했기 때문이다. 실제 1999년 61만4233명이던 신생아 수는 2000년 63만4501명으로 반짝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