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DMZ(비무장지대) 인근 전방부터 후방지역에 이르기까지 3개 벨트(권역) 13개 기지에 중·단거리 미사일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등 탄도미사일을 배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미 CSIS(국제전략문제연구소)가 콕 집어 지목한 황해북도 황주군 삭간몰 기지는 DMZ에서 가장 가까운 제1벨트에 속한다. 한·미 당국은 한때 삭간몰 기지에 남한을 주로 사정권에 두는 단거리 스커드B·C(사거리 300~500㎞) 미사일이 배치된 것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6년 3월과 7월, 9월 등 세 차례나 삭간몰 기지를 직접 방문해 스커드 미사일 외에 중거리 노동미사일(사거리 1300㎞)의 시험발사도 참관하면서 이 기지 성격이 재평가됐다.

김정은은 당시 삭간몰 기지에서 탄도미사일 2발 발사 훈련을 참관한 뒤 "핵 공격 능력을 높이기 위한 시험들을 계속하라"고 지시했다. 당시 김정은이 기지 현장에서 썼던 책상 위엔 '전략군 화력 타격 계획'이라는 지도가 놓였다. 이 지도엔 황주군부터 동해상 일본 근처까지 탄도미사일 비행 궤적이 2줄로 그려져 있었다. 군사분계선(MDL)으로부터 50~90㎞ 거리에 있는 제1벨트엔 삭간몰 기지 외에 갈골(황해북도), 금천리(강원도) 기지 등이 건설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1벨트엔 스커드와 일부 노동 외에 KN-02(사거리 200㎞), 지난 2월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사거리 500㎞) 등이 배치되거나 배치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제2벨트 기지들은 MDL로부터 90~170㎞ 거리에 구축돼 있다. 주일미군 기지를 사정권으로 두고 있으며, 평북 신오리의 노동미사일 기지가 대표적이다. 고체연료를 사용해 기습 발사가 가능한 신형 북극성-2형 미사일(사거리 1500~2000㎞) 일부도 이 벨트에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제3벨트는 북 미사일 중 가장 사거리가 긴 ICBM과 일부 중거리 미사일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ICBM은 화성-13·14·15형(사거리 1만~1만3000㎞), 중거리 미사일은 화성-12형(사거리 5000㎞) 등이다. 북한은 특히 유사시 한·미 양국 군의 공격이 어렵게 중국 국경과 가까운 곳에 제3벨트 미사일 기지들을 건설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