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청년 토론 행사에 참석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11일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 투 톱' 교체 인사를 두고 "이념 편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대통령이 안쓰럽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손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대통령이 남의 말 안 듣기로 유명하다는 말이 근거 없는 말이기를 바랐는데 이번 인사를 보면 대통령의 고집이 대단한 것 같다"며 그같이 밝혔다. 손 대표는 이날 새벽까지 페이스북 글을 작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는 "경제부총리와 정책실장 경질은 내가 처음 요구했고 오랫동안 주장해왔던 일이라 좋아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내가 요구한 것은 단지 사람을 바꾸라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철학을 바꾸라는 것이었다"고 했다. 이어 "이를 실천으로 보여주기 위해 (경제부총리는) 실용적 시장주의자로 바꾸고 경제를 그에게 맡긴 뒤 청와대는 뒤로 빠지라는 것이었다"고도 했다.

손 대표는 그러나 "바뀐 게 없고 대통령 철학은 그대로"라며 "홍남기 후보자가 경제사령탑을 맡더라도 소득 주도 성장의 경제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고 청와대는 강조했는데 절망"이라고 했다.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을 폐기하고 시장을 중시하라는 요구에 대해 '내가 내 길 가는데 무슨 딴소리냐'는 대답인 것"이라고도 했다.

손 대표는 홍남기 부총리 후보자에 대해 "성실한 공무원이고 시키는 일은 잘하는 모범 관료라고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부총리는 시장을 활성화하면서 과감한 개혁을 할 수 있고, 필요하면 대통령에게 '노(NO)' 할 수 있는 장관이어야 한다"고 했다. 김수현 실장에 대해선 "대통령 신임이 두터운 이너서클 멤버"라면서 "부총리와 정책실장이 '원 팀'이라고 하지만 김수현 '원 톱'인 것은 이미 틀림없다"고 했다. 이어 "말 잘 듣는 관료 출신 부총리가 이너서클 이념편향적 왕 실장에게 끌려 다니면 이 나라 경제는 끝장"이라며 "이제 야당은 무엇을 하고 나는 더 무슨 말을 할 것인지 답답할 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