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 미국 중간선거가 막을 내렸다. 결과는 공화당은 상원을, 민주당은 하원 의석을 각각 나눠갖는 등 명확한 승패를 가려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6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선거의 진정한 승자와 패자를 선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11월 5일 선거유세장에서 지지연설을 하고 있다.

◇ 승자들

민주당
공화당은 이를 두고 의견이 분분할 수 있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공화당은 미국 전역 상원 의석 분포도를 보고 예상대로 그들이 지배력을 지속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하원을 통째로 가져갔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낸시 펠로시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민주당 하원의원들에게 이번 선거의 목표는 견제와 균형을 되찾는 일이라고 강조했었다. 기다리는 자에게 좋은 일이 찾아온다고 했던가. 그는 지난 10년간 계속해서 큰 돈을 모금하고, 충분히 오랫동안 버팀목 역할을 했다. 이제 그는 자신이 다시 원내대표가 될 수 있도록 민주당원들로부터 충분한 표를 얻을 수 있는지 확실히 해두기만 하면 된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미치 맥코넬
공화당이 상원을 점령했다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들은 이일을 매우 쉽게 해냈다. 이는 공화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명한 법관 후보자들을 인준하는 일을 계속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상원 의석이 더 늘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제는 더 쉽게 인준을 할 수 있다. 맥코넬을 위한 보너스도 있다. 에이미 맥그래스 민주당 의원이 켄터키 6구역에서 낙선했다는 사실이다. 맥그래스는 2020년 맥코넬의 자리를 대신할 잠재적인 후보로 거론됐었다.

플로리다 중범죄자
플로리다 주민들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중범죄자의 투표권을 되찾는 수정헌법 4조를 통과시켰다. 투표 발의안이 60%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엄청난 성과다. 플로리다 유권자 중 약 9%를 중범죄자들이 차지하고 있고, 대부분이 소수인종들이다. 이는 향후 선거를 (아마도 민주당에 유리한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

제러드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 당선자.

민주적 다양성
제러드 폴리스 콜로라도 민주당 주지사 후보가 미국 최초의 공개 남성 동성애자 주지사로 선출됐다. 무슬림 여성 2명(라시다 틀라이브 미시간 하원의원, 이한 오마르 미네소타 하원의원)과 원주민 여성 2명(샤리스 데이비스 캔자스 하원의원, 뎁 하얼랜드 뉴멕시코 하원의원)이 최초로 하원의원으로 당선됐다.

국민의료보험 확대
이번 선거에서 전통적으로 보수지역인 네브라스카와 아이다호, 유타는 의료보험 혜택인 '메디케이드'를 확대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공화당이 이끌었던 캔자스주에서 민주당 주지사가 승리하면서 이곳에서도 메디케이드 확대안이 통과됐다. 이 4개주를 포함하면 미국 총 37개 주에서 메디케이드 확대를 시행한다.

◇ 패자들

슬로건 "바보야, 문제는 바로 경제야"
트럼프 행정부 시대는 수많은 정치적인 가정을 재평가하게 만들었고, 미국은 이제 빌 클린턴 정부 시절 나온 슬로건을 '패자' 리스트에 추가할 수 있게 됐다. 경제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개념은 실업률이 3.7%에 이르고, 유권자의 80%가 경제를 낙관하는 상황에서는 아무런 쓸모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권당은 하원을 잃었다. 경제는 거의 확실히 공화당을 도와주고 있긴 하지만, 그들을 지켜주지는 못한 것이다.

트럼프의 이민 정책
공포에 기반한 트럼프의 이민정책은 효과가 있었는지도 모른다. 특히 공화당 텃밭 내 상원 경선에서는 통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민정책은 하원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출구조사에 따르면 유권자 절반이 트럼프의 정책이 "지나치게 강경했다"고 평가했다.

브렛 캐버노 미국 연방대법관 지명자가 2018년 9월 27일 미 상원 법사위 청문회에 출석해 과거 성폭행 의혹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캐버노 반대 투표
조 도널리 민주당 하원의원과 하이디 헤이트캠프 민주당 하원의원은 성추문 논란이 일었던 브렛 캐버노 미 연방대법관(당시 지명자) 인준에 반대하는 투표를 했었다. 캐버노 인준에 반대한 탓인지 도널리 의원과 헤이트캠프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다. 아마 인준 반대 투표가 보수들에게 상원에 민주당원이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을 지도 모른다.

민주당의 샛별들
흑인 남성인 앤드루 길럼 플로리다 주지사 민주당 후보는 선거에서 패했다. 흑인 여성인 스테이시 에이브람스 조지아 주지사 민주당 후보도 낙선했다. 폴 라이언 공화당 하원의장에 맞선 랜디 브라이서 민주당 하원의원 후보도 결국 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