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평양 정상회담 당시 서명한 '9·19 군사 합의서' 이행 첫날인 1일 연평도에서 가까운 북측 개머리 지역 해안포 포문 하나가 열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 관계자는 이날 연평도 OP(관측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개머리 지역 해안포 하나가 개방돼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9·19 남북 군사합의’ 이행 첫날인 1일 인천 옹진군 연평도에서 바라본 북한 개머리 지역의 해안포 진지. 왼쪽은 닫혀 있지만 오른쪽은 열려 있다.

남북은 9·19 군사 합의서에서 1일부터 해안포와 함포에 포구·포신 덮개를 설치하고, 포문을 폐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우리 쪽은 지난 31일까지 백령도·연평도의 모든 해안포 포문을 폐쇄하고 고속정 포신에 덮개를 씌우는 조처를 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25일부터 1개소가 개방돼 있는 상태"라며 "오늘 0시 이후에도 개방된 포문 쪽에서 병력 활동이 포착됐다"고 말했다. 개머리 지역은 연평도에서 12㎞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으로, 2010년 북한은 이곳에 122㎜ 방사포를 배치해 연평도를 기습 포격했다.

덮개 씌운 고속정 포신 - 1일 연평도 인근 해안에서 우리 측 고속정이 포신을 덮개로 씌운 채 기동훈련을 하고 있다.

군 당국은 북측에 "포문 1개가 개방돼 있으니 조치해달라"고 요구했으며 북측은 1일 오전 "상부에 보고해서 조치하겠다"는 답신을 보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연평도뿐 아니라 백령도 등 우리가 확인 가능한 북측 동·서해 해안포 모두 포문 폐쇄를 확인했다"며 "개머리 지역 한 곳만 폐쇄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평도에서 7㎞ 떨어진 북측 장재도에도 포문이 2개 열려 있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해병대 관계자는 "장재도는 포가 없는 곳으로 (북측이 우리를) 속이려고 만든 가짜 포 진지"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