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디자인'의 개념이 다양한 분야에서 변주(變奏)되고 있다. 공공 디자인은 낙후된 도시 공간에 예술을 입혀 변모시키는 '도시 재생' 사업에서 작게는 동네 소공원이나 건물을 바꿔놓는 생활 주변 디자인까지 다양한 활동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공공 디자인이 추구하는 가치는 디자인을 통해 일상의 시공간을 좀 더 살기 좋고 안전한 곳으로 변모시키고, 더 많은 이가 찾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엔 "공간에 대한 천편일률적 접근을 낳았다"는 비판도 듣고 있다.

내년 2월 20일까지 금호미술관에서 선보이는 '뉴 웨이브 ∥: 디자인, 공공에 대한 생각' 전시회는 공공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엿볼 수 있는 기회다. 6699프레스, 가라지가게, 공공공간, 문승지, 씨오엠, 양장점, 플랏엠 등 디자인 스튜디오 7팀이 그동안 가구나 건축 등 공간에 갇혀 있던 공공 디자인의 개념을 서체와 출판 분야까지 확대한 새로운 기획을 선보인다.

'공공'을 앞세우다 붕괴된 소상공인 공동체의 역할을 다시 생각해보자는 공공공간, 폐기물을 최소화하는 제로 웨이스트에 도전하는 가구 디자이너 문승지와 씨오엠〈사진〉, 탈북(脫北) 청소년 등 소수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6699프레스 등 '사회적 디자인'에 앞장서는 이들의 다양한 작품 세계를 통해 공공 디자인 개념의 확대와 변형, 새로운 적용 사례를 접할 수 있다. 플랏엠은 아파트 문화로 사라져버린 공간을 시각화해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