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대륙 남서부에 펼쳐 있는 칼라하리 사막. 90만㎢ 규모의 이 척박한 땅에서 동식물이 살 수 있는 이유는 '소금' 때문이다.

세계에서 모래벌판이 가장 길게 뻗어 있는 곳. 바로 '칼라하리 사막'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수도 케이프타운에서도 남쪽으로 961㎞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곳은 면적만 90만㎢가 넘는다. 이 때문에 남아프리카공화국 외에도 나미비아, 보츠와나, 짐바브웨 등 여러 나라와 걸쳐 있다.

◇사막 아래 소금, 야생 동식물 생존 동력

칼라하리 사막 아래에는 6500만년 전 용암이 굳으면서 형성된 기반암이 깔려있다. 수 천만년의 시간 동안 바위는 바람과 빗물에 깎이고 해안에서 날려 온 모래에 뒤덮인 것이다. 생명이 살 수 없을 것 같은 척박한 지역이지만, 칼라하리 사막에는 미어캣, 독수리, 뱀 등 다양한 야생동물과 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극한 환경 속에서도 식물과 야생동물들이 살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칼라하리 사막 밑에 숨어 있는 소금 때문이다. 칼라하리 사막의 소금은 생명의 원천인 셈이다.

사막소금은 자연적으로 생성됐다. 3억년 전 바다였던 땅이 지각변동에 의해 사막 위로 올라오면서 호수가 만들어졌는데, 이렇게 갇힌 바닷물이 건조되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이 과정에서 미량의 다양한 영양소를 포함하게 되는데, 덕분에 척박한 사막 기후에서도 동식물이 살아갈 수 있다.

소금은 사막의 동식물을 살리는 만큼 인간에게도 꼭 필요한 무기질이다. 소금은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위액의 주성분인 염산을 만드는 주재료다. 소화를 돕고 위장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필수 성분이다. 위와 장 벽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것은 물론 장내 이상 발효를 방지해 장내 환경까지 건강하게 유지한다. 해독과 살균 작용을 주도하기도 한다. 소금 섭취가 적으면 체액의 염도가 낮아지면서 몸 안은 세균의 위험에 노출된다.

소금은 해열과 지혈에도 효과가 있다. 손가락을 베어 피가 날 때 그 부위에 소금을 바르면 금방 검은 피가 맑아지고 응고되는 현상을 볼 수 있다. 염성이 부족하면 상처 회복이 늦어진다. 또 체온 조절이 원활하지 못해 몸 안의 염증 상태가 심화할 수 있다.

◇소금, 많이 먹어도 적게 먹어도 문제… 하루 적정량 반드시 섭취해야

소금은 많이 먹어도 문제지만, 지나치게 적게 먹어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소금 섭취를 지나치게 줄이면 오히려 심장병 등의 질환에 걸리기 쉽다. 미국의학협회지(JAMA) 연구팀이 하루 동안 소변으로 배출하는 나트륨량에 따라 7개 그룹으로 대상자를 나눠 연구한 결과, 나트륨 배출량이 과다할 때뿐 아니라 너무 적을 때도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의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트륨 배출량은 섭취량과 비례하는 경향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소금은 인간 생존에 가장 중요한 미네랄로 체내에서 생산되지 않아 직접 섭취를 해야 한다"면서 "우리 몸의 침과 소화액, 눈물과 콧물, 땀, 소변, 대변 등 모든 분비액이 0.9%의 소금농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병원에서 사용하는 링거 주사액에서도 항상 0.9%의 소금 농도를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에 5g 이하의 소금(나트륨 기준 2000㎎ 이하)을 섭취하도록 권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