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의 유흥업소 출입 이력을 확인해준다는 취지로 개설돼 논란을 일으켰던 인터넷 사이트 ‘유흥탐정’을 처음 개설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유흥탐정은 지난 8월 개설 직후부터 ‘여초(女超) 사이트’를 중심으로 화제를 모으면서 수만 건의 조회 의뢰를 받아 A씨는 지난 8~9월 한 달여 동안만 수억원대 수익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유흥탐정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개인정보를 불법 거래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A(36)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17일 밝혔다. 경찰은 이 사이트를 압수수색한 뒤, A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전날 지방 모처에서 A씨를 검거했다.

유흥탐정 사이트 메인화면.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8월쯤부터 유흥탐정이라는 사이트를 차려놓고 "남자친구나 남편이 유흥업소를 갔는지 정확히 알려준다"면서 개인 정보를 불법적으로 취득해 거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흥탐정은 개설 초기 3만원, 이후에는 5만원가량을 입금하면 남자친구나 남편 등의 휴대전화 번호를 입력하고 성매매 기록을 조회해 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이트는 남성의 성매매업소 출입 여부를 비롯해 방문 날짜·통화 내역 등을 알려주고, 경우에 따라서는 남성의 성적 취향까지 확인해주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전국의 성매매업소 업주들이 이용하는 '성매매 단골손님 데이터베이스(DB)'를 이용해 자료를 취득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유흥탐정 사이트를 보고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 계정 등을 통해 모방 범행을 벌이는 이들에 대해서도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이들이 원래 성매매업소에서 일하던 이들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앞서 경찰은 최근 성매매 업소 이용객·단속 경찰관의 휴대전화 번호 1800만개를 수집한 뒤, 성매매 업주들에게 되판 개인정보 업체를 붙잡았다. 유흥탐정도 이 업체를 활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조사결과 이 업체의 정보는 전국 성매매업소 800여 곳이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유흥탐정이 ‘여성에게 애인의 성매매 기록을 조회해주는 사이트’가 아니라, 유흥업소 종사자들이 불법 수익을 창출하는 또 다른 범행 수법일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다른 유흥탐정 계정 운영자들을 뒤쫓는 한편, 유흥탐정과 성매매업소 관계자들 사이의 계좌 거래 내역 등도 살펴보면서 수사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