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는 구글 국감장을 방불케 했다. 여야 의원들은 구글이 국내에서 수조원대 수익을 올리면서도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았고, 우월적 지위를 활용해 통신망을 공짜로 이용했다고 지적했다.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은 "구글이 국내에서만 3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과세를 위해) 정부가 어떻게든 구글 매출 총액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글은 국내에서 법인세를 내지 않고 약 200억원대의 부가가치세만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은 "네이버만 해도 작년 국내 통신업체에 망 사용료로 700억원을 낸 반면 구글은 막대한 데이터 트래픽을 유발하면서도 (국내에서) 망 사용료도 거의 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존리 구글코리아 대표는 정확한 매출과 세금 납부액을 밝히라는 의원들의 요구에 "영업 기밀," "본사와 논의해 보겠다"면서 답변을 피했다. 그러자 노웅래 과방위원장은 "비신사적이고 국회를 무시한 것"이라며 "스스로 구글 브랜드와 가치를 훼손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날 의원들의 지적이 이어지자 "해외 IT(정보기술) 기업들의 조세 회피 문제는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사안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며 "기재부·금융위·공정위·방통위와 함께 합동 조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선 네이버 이해진 창업자의 불출석을 놓고 야당의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당초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된 질의를 위해 이해진 창업자를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이 창업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해외 순방 동행 준비를 이유로 이날 나오지 않았다.

이해진 창업자는 오는 26일 종합 국감 때 출석할 예정이다. 한국당 의원들은 "순방이 13일부터인데, 왜 오늘 안 나오느냐. 나오기 싫어서 일부러 피한 것 아니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