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시비가 이제는 '리벤지 포르노' 진실 공방으로 번졌다. 구하라는 전 남자친구인 최모 씨가 동영상 유포 협박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최 씨는 협박의 의도가 아니었다고 항변 중이다. 두 사람을 둘러싼 진실 공방이 첨예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리벤지 포르노'와 관련해 처벌해달라는 국민청원에 14만 명 이상이 동참했다.

'폭행 시비'로 경찰 조사까지 받으며 대립하던 구하라와 전 남자친구 최 씨의 '사생활 동영상' 유포 협박 논란이 불거진 건 지난 4일이었다. 한 매체가 최 씨로부터 제보 받은 내용을 공개한 것.

앞서 구하라는 지난 달 13일 최 씨의 경찰 신고로 인해 폭행 혐의를 받게 됐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이 연인 관계였고, 헤어지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진 것이 알려지게 됐다. 최 씨는 일방 폭행을, 구하라는 쌍방 폭행을 주장하면서 진실 공방으로 번졌다.

두 사람 모두 상해 진단서를 언론에 공개하며 진흙탕 싸움을 이어가던 중 최 씨가 지난 17일, 구하라가 18일 경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진실 여부를 떠나 두 사람 모두 합의 가능성을 언급했기에 사건이 잘 마무리가 되는 듯 보였다.

그런데 지난 27일 구하라가 최 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협박 및 강요 혐의로 추가 고소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최 씨가 구하라에게 '사생활 동영상'을 빌미로 협박을 했다는 것. 이에 경찰은 지난 2일 최 씨의 집 등을 압수수색 했으며, 최 씨를 곧 다시 소환해 조사를 할 계획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두 사람을 바라보던 시선이 180도 달라졌다. 구하라가 이번 일로 인해 느꼈을 심적 압박과 불안감에 대한 공감으로 형성된 응원의 목소리가 커졌고, 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A씨와 비슷한 리벤지 포르노 범들 강력 징역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글 게시자는 "리벤지 포르노라는 범죄가 세상에 나온 지 몇십 년이 지나는 시간 동안, 가해자들은 그 누구도 감옥에 가지 않았다"며 "피해자들은? 뻔하고 지겹고 역겨운 2차 가해와 공격들로 자살하고 있었고 유포를 해서 징역을 가는 건 예방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해당 청원글은 게시된 지 하루가 지난 5일 오후 5시 기준 14만 3천명이 넘는 인원이 동참을 한 상태다. 30일 동안 20만 명 이상이 청원에 참여할 경우, 한달 내로 청와대 수석비서관이나 각 부처 관계자가 청원글에 답변하게 돼 있다.

또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측은 4일 공식 SNS를 통해 구하라에 대해 언급, "유포협박은 상대를 자신이 원하는 행동을 하도록 조종하기 위해 성관계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는 것으로, 단순 협박과 달리 성폭력으로 봐야한다. 영상이 유포되면 남자와 여자가 함께 성관계를 했어도 여자의 인생만이 크게 망가질 것을 아는 남성 가해자가 불평등한 성별 위계를 이용해 저지르는 범행이라는 점을 고려해서 다루어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유포협박을 당하는 피해자는 경찰에 신고하기 어렵다. 신고하는 순간 유포해버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해자 최씨는 자신의 행위가 협박죄에 해당한다는 말을 듣고도 자신은 협박으로 들어가도 된다며, (협박으로 신고하면) 올려버리겠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라며 "구씨는 최씨에 의해 억울하게 일방적인 폭행 가해자로 몰렸지만 제대로 된 반박조차 하지 못했다. 과거의 연예인 성관계 유출 사건들을 보았을 때, 한 번 영상이 올라가면 사람들은 피해자의 편에 서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영상을 다운받고 시청하면서 가해에 동참하곤 했다. 구씨가 느꼈을 두려움을 생각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구씨는 죄송할 필요 없다. 없는 잘못까지 사과할 필요 없다. 성폭력 가해자 때문이다. 이 글을 읽은 모두가 구씨를 지지해 주시길 바란다"란 메시지를 전했다. 이번 '리벤지 포르노' 논란이 사회적 문제로도 대두되고 있는 상황.

하지만 최씨 측 법률대리인은 이와 관련해 "사생활 동영상으로 협박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해당 동영상은 구하라가 먼저 찍자고 제안한 것이고 촬영 주체는 구하라였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CCTV 속 구하라의 모습은 동영상 유포를 하지 말라고 애원한 것이 아니라 싸움 후 주저앉은 것이라는 전혀 다른 입장을 내세웠다.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구하라와 최 씨의 진실게임 향방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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