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남북 정상이 또 한번 만났다. 이번에는 평양이다. 숱한 주요 의제 중에는 남북 스포츠 교류도 있다. 가장 큰 관심사는 월드컵 남북공동 개최 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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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는 18~19일 양일간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 정상 회담에서 2030년과 2034년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 남북 공동 개최 제안 카드를 준비했다. 주무 부서인 문화관광체육부(장관 도종환)는 한국축구의 대표 얼굴 차범근을 앞세워 전 세계가 주목하는 월드컵 공동 개최를 처음으로 제안한다. 또 경평 축구 부활과 유소년 축구 교류도 함께 제안한다.

정몽규 회장과 인판티노 회장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문체부는 이번 축구 관련 대북 교류 아이템을 정하는 데 있어 대한축구협회(회장 정몽규)와 사전에 논의했다. 홍명보 축구협회 전무는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문체부와 의견을 나눴다. FIFA 월드컵을 남북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건 여러 의미가 있다. 앞으로 다양한 국제 변수를 고려해 2030년과 2034년 두 대회를 공동으로 유치하는 걸 추진해보자는 의견을 문체부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2030년 월드컵 유치 의사를 이미 드러냈다. 정몽규 축구협회장이 2017년 초 한중일 공동 개최 포부를 처음 밝혔다. 그리고 지난해 6월, 문재인 대통령이 방한한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남북을 포함한 동북아 국가들의 2030년 월드컵 공동 개최 희망 의사를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러시아월드컵 본선 때 러시아를 방문한 자리에서 다시 인판티노 회장을 만났을 때 거듭 남북 공동 개최를 희망했다. 또 정몽규 회장도 러시아 FIFA 총회 때 남북중일 공동 개최를 제안했다. 현실화될 가능성, 과연 있을까.

아직 FIFA는 2030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작업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FIFA는 지난 6월 총회에서 2026년 월드컵 개최지로 북중미의 미국-멕시코-캐나다 공동 개최를 확정했다. 따라서 2030년 대회 개최지 선정까지는 제법 시간이 있다. 그렇지만 이미 2030년 대회 유치를 물밑 경쟁은 치열하다. 유치 계획을 공개한 곳도 있고, 관심을 표명한 곳도 많다. 가장 앞선 곳은 남미의 아르헨티나-우루과이-파라과이 연합이다. 제1회 월드컵(1930년)을 유치했던 우루과이는 월드컵 100주년의 의미를 부각시키면서 이웃 나라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 연합을 구성했다. 그 다음은 축구 종가 영국이다. 잉글랜드가 중심이 돼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아일랜드와 함께 2030년 월드컵을 유치하겠다는 구상이다. 아프리카의 모로코도 알제리, 튀니지와 공동 개최를 계획하고 있다. 이밖에 아프리카 카메룬 이집트, 유럽의 스페인(포르투갈 공동)이 대회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외신들은 2030년 대회의 아시아 개최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2022년 중동 카타르 월드컵 이후 8년 만에 아시아에서 열리는 월드컵을 다른 대륙에서 환영할 지 물음표라는 것이다. 물론 FIFA가 월드컵 대륙별 순환 원칙을 반드시 지키는 건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대륙별 안배를 고루 할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한 유럽 축구 에이전트는 "FIFA는 월드컵을 철저하게 상업적 기준으로 판단하지만 대의명분도 무시할 수 없다. 남북한 중국 일본 동북아 4개국이 공동으로 월드컵을 개최하는 것이 동북아 지역 평화에 기여하는 측면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축구협회 안팎에선 "2030년 대회 유치가 어려울 수도 있다. 월드컵 100주년을 강조하는 우루과이 중심의 남미 연합도 분명히 명분이 있다. 그렇지만 동북아 4개국이 2030년 대회부터 유치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야만 FIFA 수뇌부와 회원국들을 설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우리 정부가 이번에 북한에 2034년 월드컵까지 함께 공동 개최를 제안한 건 2030년 대회 유치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34년 대회는 좀더 시간적 여유가 있다. FIFA는 2030년 대회 이후 2034년 월드컵 개최지를 정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2034년 대회 유치를 희망한 국가들도 있다. 인도네시아와 태국이 남동아시아 컨소시엄을 구축하고 있다. 이들 남동아시아 3~4개국이 연합해서 월드컵을 유치하고 싶어한다. 중국 이집트 짐바브웨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2034년 대회 유치 경쟁은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다.

FIFA는 월드컵 본선 진입 장벽을 낮췄다. 2026년 대회부터 본선 출전국을 현재 32팀에서 48팀으로 늘렸다. 이런 큰 틀의 변화로 월드컵 개최를 꿈꾸는 나라들도 많아졌다. 개최도시도 16개로 늘어났고, 공동 유치 희망도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남북한이 월드컵 공동 개최에 뜻을 모은다면 2034년 대회 유치를 노려볼 만하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중국과 일본까지 공동 개최의 테두리 안으로 모으기 위해선 좀 더 큰 그림의 외교력이 필요해보인다.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평화 무드가 조성된 이상 북한과 활발한 스포츠 문화 교류를 진행할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도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때 북한 선수들의 참가를 전격적으로 허용해주면서 남한 그리고 미국과 대화 분위기를 만들었다. 따라서 남북한이 FIFA 월드컵 공동 개최에 뜻을 함께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이후 주변 중국과 일본을 설득해야 하고, 또 FIFA와 회원국들의 지지까지도 받아야 한다. 북한은 이미 김일성경기장, 5.1경기장 등의 큰 스타디움을 갖추고 있다. 또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로 평양과 원산 등에 축구전용경기장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월드컵 유치전을 벌인다고 하더라도 시설 인프라가 걸림돌이 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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