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00억달러 규모의 관세 부과를 강행하면 중국이 미·중 무역협상을 거부할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중국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1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WSJ는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 미국이 추가적인 관세 부과에 나서려고 하면서 중국도 무역협상 제안을 거부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이 같이 전했다. 중국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WSJ에 "우리 머리에 총을 겨누고 있는 상대방과는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류허(劉鶴) 중국 경제담당 부총리는 오는 27~28일 워싱턴DC에서 무역 협상을 가질 예정이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이르면 17일 2000억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무역 협상의 성사 여부조차 불투명해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미국 제조업계의 공급체인에 직접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원재료나 장비 등의 대미(對美)수출을 규제하는 방식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업체로는 IT기업 애플이 꼽힌다.

러우지웨이(樓繼偉) 전 중국 재정부장(재무장관)은 이날 한 행사에서 "미국에 대해 보복관세와 함께 ‘수출 규제’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7월 상대국 제품 340억달러어치에 25%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 전쟁을 시작했다. 이후 추가로 160억달러어치에 대한 관세 부과를 주고받는 등 현재 총 500억달러 규모의 상대국 제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