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선 한국 대표로 3관왕,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땐 러시아 대표로 3관왕에 올랐던 쇼트트랙 스타 빅토르 안(33·한국명 안현수·사진)이 러시아를 떠나 한국 생활을 다시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알렉세이 크라프초프 러시아빙상연맹 회장은 5일(현지 시각)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에 "빅토르 안이 (선수) 경력을 마무리한다. 가정 사정으로 러시아에 남지 않고, 코치직도 맡지 않는다. 그는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어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빅토르 안은 아내 우나리(34)씨와의 사이에 세 살 난 딸을 두고 있다.

그는 지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은퇴 무대로 삼으려고 했다. 하지만 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개인 자격 출전을 허가하지 않으면서 평창에 오지 못했다. IOC는 국가 주도 도핑 사건을 일으킨 러시아에 대해 '국가 자격 평창 올림픽 참가 금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다만 러시아 선수들에 대해선 엄격한 도핑 관련 심사를 거쳐 'OAR(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로 출전할 기회를 열어줬다. 2011년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는 금지 약물을 복용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나오지 않았지만,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맥라렌 리포트'에 빅토르 안의 이름이 거론됐다는 보도는 있었다. 맥라렌 리포트는 캐나다 웨스턴대의 스포츠법 전문 리처드 맥라렌 교수가 2016년에 WADA(세계반도핑기구)의 의뢰를 받아 러시아 도핑 파문을 조사해 발표한 보고서다.

빅토르 안은 얼마 전 KBS 육아 예능 프로그램에 모습을 드러냈으며, 곧 방영될 예정인 MBC의 군대 체험 예능 프로그램 촬영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빅토르 안의 장기 한국 체류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외국인이라도 아내가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으면 결혼 비자를 받아 국내에 머무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빅토르 안이 국적 회복을 원할 경우 법무부에서 내부 심사를 거쳐 국적 회복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