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총리가 당·정·청 전원회의에서 "성장률과 수출은 나쁘지 않은데, 일자리나 소득 분배는 나쁘다"고 했다. 수출은 올 들어 8월까지 3900억달러를 넘어 사상 최대다. 반면 일자리 사정은 외환 위기 이후 최악이다. 민간의 수출은 사상 최대인데 정부가 손을 댄 일자리나 소득 분배는 최악인 것이다.

지금 우리 수출은 반도체·석유화학을 비롯한 주력 업종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약진하면서 79개월 연속 무역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내수가 식어가는 가운데 그나마 3% 내외 성장을 하는 것도 수출이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검찰·공정위·금융위 등을 동원해서 옥죄고 있는 대기업들이 치열한 글로벌 경쟁을 이겨내며 수출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한 역할은 사실상 없다.

반면 정부가 소득 주도 성장이라며 추진하는 최저임금 과속 인상은 오히려 하위층 일자리를 없애고 있다. 그러니 소득 양극화가 통계 작성 후 최악을 기록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치솟은 인건비 부담을 견디다 못해 불복종을 선언하고 거리로 나왔다. 정부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만들고 키운다.

부동산 정책도 마찬가지다. 투기와 전쟁을 한다는데 집값은 더 오른다. 부부 합산 연소득이 7000만원 넘으면 무주택자라도 전세 대출 보증에서 제외하겠다고 했다가 반발이 일어나자 하루 만에 뒤집었다. 8개월 전에는 다주택자 임대업을 장려하더니 갑자기 국토부 장관이 혜택을 없앤다고 한다. 또 반발이 일자 국토부는 '아직 결정 안 됐다'고 한다. 시장을 잘 모르면서 너무 얕보는 정부는 그 자체가 리스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