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는 같은 금메달이었다.

축구와 야구 모두 나란히 일본을 넘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시각은 극단적으로 갈렸다.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한명은 웃었고, 다른 한명은 그러지 못했다. 축구의 손흥민(토트넘)은 영웅이 됐고, 야구의 오지환(LG 트윈스)은 역적이 됐다.

둘은 대회 전부터 엇갈렸다.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인 축구와 야구의 스타인 손흥민과 오지환은 아시안게임 병역혜택 논란의 중심에 섰다. 손흥민은 모두의 응원 속에 아시안게임에 나섰다. 사실 남자 축구는 '아시안게임 2연패'보다 '손흥민의 군면제'에 더 많은 관심이 쏠렸다. 외신도 주목할 정도였다. '금메달을 못따면 대신 군대에 가겠다'는 청원까지 나왔다. 반면 오지환에게는 비판의 목소리가 더 컸다. 팬들은 선동열 감독의 선수 선발에 불만을 품었고, 그 중 오지환에게 화살이 집중됐다. '야구 대표팀의 은메달을 기원한다'는 끔찍한 댓글까지 달렸다.

이처럼 대조적인 반응은 왜 나왔을까.

사실 두 선수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손흥민은 축구계의 슈퍼스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톱클래스 윙어로 성장했다. 박지성 이후 등장한 최고의 선수다. 반면 오지환은 올스타급 선수도 아니다. 이번 대표팀에서도 그의 역할은 '백업'이었다. 주목도나, 인기도, 팀내 역할 및 비중 등에서 차이가 클 수 밖에 없다.

팩트부터 보자. 두 선수 모두 이번 대회를 병역 혜택을 위한 무대로 삼았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토트넘이 시즌 개막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을 인도네시아까지 보내준 것도 병역 의무를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오지환이 지난 겨울 경찰야구단과 상무 입단을 포기한 것도 이번 대회를 염두에 둔 선택이었다. 둘 다 모두 부정은 없었다. 하지만 팬들의 생각은 달랐다.

일단 두 종목의 차이부터 볼 필요가 있다. 23세 이하 선수들이 나서는 축구는 금메달이 쉽지 않다. 한국은 매번 최고의 선수들을 내세우고도 번번이 금메달 문턱에서 좌절했다. 그나마 최근에 딴 금메달 모두 안방에서 열린 대회였다. 반면 프로 무대의 최고 선수들이 총출동하는 야구는 사실 출전만 하면 금메달이 유력한 종목이다. 일본, 대만을 제외하면 적수가 없는데다, 그 라이벌 국가조차 최고 라인업을 꾸리지 않는다.

때문에 선수 선발부터 민감할 수 밖에 없었다. 금메달 획득을 위해 최고의 선수를 선발해야 하는 축구나, '출전=금메달'인 야구 모두 마찬가지였다. 축구도 선수 선발로 몸살을 앓았다. '와일드카드' 황의조(감바 오사카)는 인맥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하지만 손흥민의 선발에 이견을 다는 이는 없었다. 김학범 감독 조차 "손흥민을 선발하지 않을 이유를 말해달라"고 할 정도였다. 대한민국 축구의 아이콘인 손흥민은 모든 팬들이 납득할만한 발탁이었다.

반면 오지환은 달랐다. 성적이나, 쓰임새면에서 애매했다. 공격력이나, 수비력 모두 최고 수준이라 보기 어려웠고, '멀티플레이어'를 발탁했다던 선 감독의 설명과도 달랐다. 최근 화두인 공정성과도 맞지 않았다.

무엇보다 결정적 차이가 있다. 손흥민은 그간 대표팀에서 헌신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1년 아시안컵을 시작으로 2014년 브라질월드컵, 2016년 리우올림픽, 2018년 러시아월드컵 등을 거친 손흥민은 대표팀에 모든 것을 쏟았다. 대표팀이 아쉬운 모습을 보였을때도 손흥민은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목표 앞에서 좌절한 후 흘린 그의 눈물은 많은 팬들을 뭉클하게 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손흥민은 최선을 다했다. 주연 보다는 조연을 자처했고, 주장 완장이 부끄럽지 않은 리더십을 보였다. 국민들도 간절했던 그의 모습을 보고 박수를 쳤다.

하지만 오지환은 미운털이 박혔다. 그는 2년 전 경찰 입대를 지원했다가 팔뚝 문신으로 불허되면서 화제가 됐었다. 지난 겨울에는 경찰야구단, 상무 입단을 포기했다. 병역 기피 이미지가 심어졌다. 신인 때부터 주전으로 활약했고 인기팀 LG 스타로 성장했으나 승부처에서 실책을 자주 범하고, 거친 플레이를 하는 등 약간은 '밉상' 이미지가 박혔다.

황의조처럼 대회에서 맹활약을 펼치면 팬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었을텐데, 아쉽게도 오지환은 그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장염까지 겹치며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마치 금메달에 무임승차한 것 같은 느낌을 줬다.

하지만 이처럼 대조적인 반응은 결코 생산적이지 못하다. 오지환 역시 국가가 규정한 병역법에 따라 합법적으로 병역 특례를 누리게 됐다. 그는 절차에 따라 대표팀에 합류했고, 그 일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오지환이 여론의 뭇매를 맞는 것은 본질적으로 병역특례 제도가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는 측면이 크다. 값진 땀의 댓가를 보상하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그 가치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딜레마로 남아있다. 그래서 대회 종료 후 거론된 '마일리지제도' 등의 등장은 반갑다. '제2의 오지환'을 만들지 않기 위한 고민이 필요할 때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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