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글징글한 폭염이 지나고 남은 건 퍼석퍼석한 피부와 부스스한 머리카락. 더위를 피해 찾은 바다의 염분과 수영장의 소독제는 피부에 치명타다. 열 받은 당신, 빨간색을 찾아라! 얼큰한 국물이 아니라 수박, 토마토같이 상큼한 빨간색이다.

폭염에 지친 피부를 진정시키는 데는 수박 같은 붉은 식물에 든 진정 성분이 효과적이다.

영국 인디펜던트지는 최근 "수분을 공급하고 각질을 제거하는 수박이 미용계에서 각광"이라며 "수박의 시트룰린 성분은 혈액 순환을 돕는 데다 각질 제거 효과가 있고, 붉은 식물에 많은 리코펜은 소염, 항염 기능이 있다"고 보도했다. 해외에서의 수박 열풍은 K뷰티 제품들이 주도하고 있다. 패션지 엘르 호주판은 "수박은 K뷰티의 새로운 영웅"이라면서 "한국인들이 뉴욕에서 내놓은 K뷰티 브랜드 '글로 레시피'의 수박 마스크는 지난해 뷰티 전문매장 '세포라'의 3대 베스트셀러"라고 소개했다. 수박 성분 화장품이 아니라 수박을 얇게 썰어 얼굴에 올리거나 껍질로 마사지해도 피부 진정에 도움된다. 역시 리코펜 성분이 많은 토마토를 갈아 꿀 한 숟가락 더한 것으로 15분 정도 마사지하면 과도한 태닝으로 입은 피부 건조를 완화시킬 수 있다.

붉은 갈색 빛이 도는 버드나무 껍질 역시 햇볕 때문에 생긴 화상을 완화시켜준다. 버드나무 껍질 추출물에는 해열과 진통에 좋은 성분이 들어 있고, 각질 제거에 좋은 BHA(베타하이드록시애시드)가 함유돼 있어 붉은 기를 완화하고 피부를 산뜻하게 가꿔준다. 서울 웰스피부과 최원우 원장은 "버드나무 껍질 추출물이 들어간 제품을 바르거나 껍질을 우려내 세안을 하고 또 차로 꾸준히 마시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두피도 깨끗이 씻어 열을 빨리 내리는 게 중요하다. 여름철 누적된 두피 자극은 가을 탈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아모레퍼시픽 두피과학연구소 김수나 책임연구원은 "강렬한 햇볕은 머리카락 단백질을 파괴하고 두피 노화를 촉진해 탈모와 흰 머리를 만들어낸다"며 "두피는 신체 중 피지샘이 가장 많고 땀샘도 많아 박테리아와 비듬균이 빠르게 번식하므로 잘 씻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계란 노른자와 요구르트 등을 섞은 천연 헤어팩이 꾸준히 인기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건 세정이다. 끌로에 헤어&메이크업 조매희 이사는 "단백질 입자가 너무 커 실제 모발에는 흡수가 잘 안 될 수 있다"며 "헤어팩을 잘 닦아내지 않으면 두피 트러블을 일으키기 쉽다"고 말했다. 헤어팩을 씻을 때 소금 성분 샴푸를 쓰면 효과적이다. 이후 모링가나 아르간, 동백 오일로 머리끝을 촉촉하게 마사지하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