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분석으로 국적 구별
작은 살점도 4시간이면 OK
시중 유통 90% 이상 수입산

비슷비슷하게 생긴 ‘먹장어(일명 꼼장어) 국적 속이기’가 힘들어졌다. 국립수산과학원이 새로운 원산지 판별 기술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유전자(DNA) 분석법을 이용하여 국내에서 유통되는 먹장어의 원산지를 판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기술은 소량의 먹장어 살점만 있으면 4시간 안에 그 국적을 가려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에 유통중인 먹장어 종류들.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먹장어는 세계적으로 80여 종이 있고, 우리나라 연근해에는 '꼼장어'라고도 불리는 먹장어(Eptatretus burgeri)가 살고 있다. 국내 먹장어 어획량은 차츰 증가세이지만 연간 약 80t에 불과하다. 미국, 뉴질랜드, 캐나다, 베트남, 멕시코 등지에서 연간 약 4500t이 수입돼 나머지 수요를 채우고 있다.

국산 먹장어는 전체 소비량의 5~10%도 채 안된다는 얘기. 국립수과원 측은 "그런만큼 수입 먹장어를 국내산으로 속여 판매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해 소비자와 국내 어업인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산과 수입 먹장어는 모양이 비스비슷하고 대개 가공된 형태로 판매되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가 원산지를 구분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수과원 측은 "이번에 개발한 원산지판별 기술을 수산물품질검사원 등 관계 기관에 보급, 단속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라며 "이 기술은 수입 먹장어의 국내산 둔갑을 막아 어업인을 보호하고 국민의 먹거리 안전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