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양궁 여자 리커브 결승에서 한국 선수를 한 명도 볼 수 없게 됐다. 23일 열린 본선(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양궁장)에서 2016 리우올림픽 2관왕이자 세계 1위인 장혜진(32)이 8강에서 인도네시아 선수에게 패한 데 이어 강채영(22)까지 4강에서 중국 선수에게 무릎을 꿇었다. 세계 최강인 여자 양궁이 아시안게임 개인전 결승에 오르지 못한 건 양궁이 정식 종목에 채택된 1978 방콕 대회 이후 처음이다. 이어 열린 남자 개인전에선 이우석과 김우진이 나란히 결승에 진출해 금메달을 다투게 됐다.

한국의 철옹성이 무너진 건 여자 양궁 개인전뿐 아니다. 아시안게임이 18일 개막한 이후 한국 선수단은 계속해서 '○연패(連覇) 실패' '○년 만의 노골드' 등의 소식을 전하고 있다. 이날 한국 펜싱 여자 플뢰레 대표팀도 아시안게임 단체전 6연패 도전이 좌절됐다. 여자 플뢰레 대표팀은 이날 준결승에서 일본에 패하며 동메달에 머물렀다. 1998 방콕 대회부터 계속된 마장마술 단체전과 개인전 금메달 독식 시대도 막을 내렸다. 단체전에선 일본에 밀려 은메달, 개인전에선 김혁(23)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4년 만에 마장마술 '노골드'다. 배드민턴 남녀 단체전은 1978년 방콕 대회 이후 40년 만에 노메달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 65개 이상으로 6회 연속 종합 2위를 달성하는 게 목표다. 하지만 믿었던 효자 종목에서 이변의 희생양이 속출하는 반면, '깜짝 메달'은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자카르타 쇼크'의 연속이다. 독보적인 종합 1위 중국은 물론, 한동안 한국에 뒤져 있던 일본이 무섭게 질주하고 있다.

더욱이 이번 아시안게임은 모든 출전국이 2020 도쿄올림픽을 위한 교두보로 생각한다. 한국 입장에선 올림픽에서도 전략 종목으로 생각하는 양궁, 펜싱, 레슬링, 배드민턴, 사격 등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이 나오면서 우려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이날 한국 태권도 세대교체의 선두 주자로 기대를 받았던 강보라(18)는 여자 49㎏급 8강에서 태국 선수에게 무릎을 꿇었다.

한국이 금메달 9개를 차지한 2016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 12개를 목에 건 일본은 자국에서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 금메달 목표를 30개로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