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육아 도우미 시장에서도 외국인 비중은 날로 커지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가사·육아 도우미로 활동하는 인원은 약 25만명으로 이 가운데 20%에 이르는 5만명 정도가 중국 동포로 추정된다. 한국인들이 꺼리는 입주 도우미 시장에서는 조선족이 절반을 넘어설 정도다. 조선족들은 취업 업종 제한이 없는 동포 비자로 들어와 다른 외국인과 달리 가사·육아 도우미로 일할 수 있다. 맞벌이 부부 가운데 양가(兩家)의 도움을 받기 어려울 경우 조선족 입주 도우미에 대한 의존도는 절대적이다.

현재 이들의 급여 수준은 최저임금보다 높은 월 200만원 안팎이지만 다른 직종의 임금 인상 소식에 인상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다. 서울 용산구에서 열 살 아들, 다섯 살 딸을 키우는 대기업 부장 박모씨는 "큰애 돌 때 월 150만원이던 조선족 입주 도우미 월급이 지금은 200만원"이라며 "이모님들끼리도 정보를 공유하기 때문에 시세에 맞춰 계속 올려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 성동구에 사는 김모씨는 "지난번에 조선족 가사도우미가 '최저임금도 올랐는데 내 월급은 거기에도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해 가슴이 철렁했다"면서 "남자 애 둘 봐주실 분은 구하기도 어려워 얼른 월급을 10만원 올려 줬다"고 했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전체 임금 수준이 올라가면서 가사·육아 도우미 시장에서 외국인 비중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도우미 중개 업체 시터넷의 황연주 대표는 "입주의 경우 조선족 도우미가 한국인들보다 월 30만~50만원 낮게 받는다"며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조선족 도우미를 찾는 부모들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싱가포르처럼 필리핀 근로자에게 가사·육아 전용 취업 비자를 발급해 데려오자는 주장도 나온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가사 전용 외국인 취업 비자를 만들어 연 10만명씩만 들어와도 맞벌이 부부들의 고민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