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대만과 연결되는 해저철도터널 건설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6일 보도했다. 이번 사업이 실현되면 현재 세계에서 가장 긴 영·불(英佛) 해저터널(유로터널) 길이의 세배가 넘는 해저터널이 탄생하게 된다. 그러나 중국의 일방적인 사업 추진은 대만과 중국의 긴장감을 고조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 당국은 수년간의 논의 끝에 2030년까지 중국 남동부 푸지엔성 핑탄현과 대만 항구도시 신추를 연결하는 길이 135km의 해저터널을 건설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해저터널 안으로 시속 250km의 기차가 통과할 수 있는 철도를 만들 계획이다.

2018년 4월 중국 해군이 대만해협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터널이 완성되면 현재 세계에서 가장 긴 터널인 영국~프랑스를 잇는 유로터널 길이(37.9km)의 3.5배가 넘는 터널이 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터널은 완공되기까지 총 6년이 소요됐으며, 120억유로(약 15조6000억원)이 들었다. 이 터널은 20세기 건축물 중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손꼽힐 만큼 세계적 명물이 됐다.

중국의 해저터널은 길이 뿐만 아니라 내부 규모도 유로터널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당국은 내부 터널 지름이 유로터널보다 3분 1정도 더 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총 3개의 터널을 만들어 2개 메인 터널에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달리는 철도를 깔고, 그 사이 작은 터널을 설치해 전기, 통신 케이블, 비상구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중국과 대만을 잇는 해저터널 사업은 1949년 중국과 대만이 분열된 이후부터 논의돼왔다. 이후 2016년 중국이 해저터널 사업을 정부의 경제개발 5개년 신계획에 포함시키면서 본격적으로 논의가 진행됐다.

그러나 터널 건설에 대한 대만 내 반대 여론이 클 것으로 예상돼 이번 계획이 빠른 시일 내에 추진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중국은 해저터널을 건설하면서 터널 내 공기를 공급할 수 있는 인공섬을 만드는 방안을 계획에 포함시키려 하는데 이 같은 계획이 대만을 압박해 양국간 긴장감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북경교통대 교수는 “동의없이 해저터널 작업을 진행하면 대만 내 반(反)중국 여론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중국의 일부 연구원들은 중국 정부가 프로젝트를 일방적으로 시작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정부는 이번 프로젝트를 정치적인 문제를 넘어서 발전하고 있는 과학 및 건설 기술의 성공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로도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해저터널의 설계도는 이미 지난해에 완성됐다. 중국 학계와 터널건설업계, 전문가 등은 이번 해저터널사업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