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軍)이 북한과 전면전 시 평양을 2주 안에 점령해 전쟁을 조기에 승리하겠다는 내용의 '공세적 신(新)작전 수행 개념'을 폐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6·25 정전협정 65주년인 27일 국방부가 문재인 대통령의 승인을 받은 '국방개혁 2.0'에는 공세적 신작전 개념이 빠졌을 뿐 아니라 지상군 병력 감축, 사병 복무 기간 축소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북한 비핵화에 진전이 없고 재래식 전력도 그대로인 상황에서 우리의 대북 전력만 축소·약화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공세적 신(新)작전 수행 개념은 송영무 국방장관의 대표 군사전략으로 꼽혀왔다. 송 장관은 이를 통해 "유사시 '최단시간 내 최소희생'으로 전쟁을 종결할 수 있고, 평상시에는 북한 도발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해 왔다. 그러나 복수의 군 관계자는 "지난 2월과 5월 청와대가 공세적 신작전 수행 개념이 포함된 국방개혁안을 반려했었고 이후 그 개념은 최종 폐기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文대통령 의자 빼주는 宋국방… "장관 자리 연연않겠다" - 27일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에 참석한 송영무 국방장관이 국민의례 직후 문재인 대통령을 위해 의자를 뒤로 빼주고 있다. 송 장관은 문 대통령에게 '국방 개혁 2.0'을 보고한 뒤 브리핑에서 기무사 계엄 문건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 "저는 장관 자리에 연연한다, 이런 것은 없다"고 말했다. 전날 문 대통령은“송 장관을 비롯해 계엄령 문건 보고 경위와 관련된 사람들에 대해 잘잘못을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국방부는 "현존하는 북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3축 체계' 전력 발전은 정상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방개혁 2.0에는 3축을 구성하는 '킬 체인' 'KAMD(한국형 미사일 방어)' 'KMPR (대량응징보복)'에 대한 언급 자체가 없었다. 국방부 설명과 달리 KMPR과 KAMD 전력의 경우, 관련 무기·장비 사업이 이미 축소·지연되기 시작했다.

군은 또 국방개혁 2.0에 따라 상비 병력을 현재 61만8000명에서 2022년 50만 명으로 줄이기로 했다. 감축되는 11만8000명 모두 육군이다. 같은 기간 장성 수도 436명에서 360명으로 76명 준다. 76명 중 육군 66명, 해·공군 각 5명이다.

병 복무 기간은 육군·해병대 21→18개월, 해군 23→20개월, 공군 24→22개월로 단축된다. 복무 기간은 올 10월 1일 전역자부터 2주(週)당 하루꼴로 줄게 되는데, 2021년 12월 최종 완료된다. 일선 부대에서는 "병력 감축과 복무 기간 단축으로 대북 억지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늘은 정전협정 65주년으로, 65년 전 한반도의 막대한 고통과 유해를 초래한 전쟁을 멈췄다"며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은 오늘 국방개혁 2.0 보고대회를 갖게 되어 뜻깊게 생각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종전(終戰) 선언에 필요한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문 대통령이 북한을 너무 의식하고 있고 이는 국방개혁 2.0의 핵심 내용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