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올 가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워싱턴으로 초대해 열기로 했던 2차 정상회담이 무산됐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25일(현지 시각) 성명에서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차기 양자 회담이 러시아 마녀사냥이 끝난 후 열려야 한다고 생각하며, 우리는 내년 초 이후에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했다.

볼턴 보좌관은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올해 말까지는 끝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뜻대로 상황이 전개될 지는 미지수다. 영국 가디언은 “뮬러 특검 수사가 언제 끝날지 확실치 않으며, 2019년까지는 계속될 태세”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8년 7월 16일 핀란드 헬싱키의 대통령궁에서 정상회담을 마치고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2016년 미 대선에 개입했다고 결론 내린 미 정보기관을 불신하고, 관련 의혹을 부인한 푸틴 대통령의 편을 들었고, 미 정치권과 언론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지난 19일 올 가을 푸틴 대통령을 백악관에 초청해 두 번째 정상회담을 열겠다고 해 논란을 키웠다. 폴 라이언 미 하원의원장은 24일 “푸틴 대통령이 워싱턴DC를 방문한다고 하더라도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고, 상원의 미치 맥코넬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도 “푸틴 대통령은 의회에서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미국 내 상황을 염두에 둔 듯 지난 24일 트럼프 대통령의 올 가을 방미 초청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리 우샤코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은 “(헬싱키) 정상회담이 끝난 후 그 결과와 관련해 어떤 분위기가 형성돼 있는지 알 것”이라며 “소란을 잠재운 뒤 모든 사안을 다시 논의하는 게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양국 지도자들이 고려할 수 있는 다른 선택지가 있을 것”이라며 오는 11월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러 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